- 지난 8월, 지리산 칠선계곡 펜션 마당을 멋대로 거니는 별군.
별군이는 경추장애견이고, 제가 임보를 맡은 지 15개월이 지났습니다. 분양해보려고 걷기, 뛰기 등을 가르치고, 영양제를 잘 먹여 혹시라도 굽은 허리가 펴질까 노심초사하면서 지켜봤습니다.
외다리 소변기술을 익히고, 침대에 오르는 법도 가르쳤습니다.
하지만 왼쪽뒷다리가 아직 후들거립니다. 곱추처럼 허리가 솟았습니다.
꼭 별군이 때문은 아니지만, 최근 운동장만한 마당이 있는 집으로 서재를 옮겼습니다. 별군이 지구력이 향상되기는 햇지만 더 낫지는 않는군요. 허리가 반듯하게 펴지거나 뒷다리가 꼿꼿해지지는 않네요.
이제 마냥 기다릴 수가 없습니다. 분양 얘기할 때마다 별군이 얼굴 보기가 미안합니다. 품으로 파고드는 이 아이를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장애견, 유기견 포함 20여 마리는 길러보았는데도 여전히 이 아이들이 사랑스럽습니다. 장애견, 유기견은 일반 개보다 비용이 많이 들고, 손이 많이 갑니다. 이런 이유로 분양이 잘 안되어 임보자들이 하는 수없이 기르는 경우가 많은데, 저 역시 그렇군요.
별군이 장애를 제가 안고 살아가겠습니다. 별군이의 장애를 제가 감당하기만 하면 아마도 별군이는 앞으로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같습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별군이 외로울 때 서로 힘이 돼줄 짝을 장애견 중에서 찾겠습니다. 저는 장애견만 기를 테니 여러분은 잘 생긴 아이, 건강한 아이라도 꼭 좀 입양해 주시기 바랍니다. 회원님들, 모두 큰 복 받으실 겁니다.
- 별군이 아명 별님이를 기억하는 분들을 위해 경추수술 직후 안타까이 엎드려 있던 사진 하나 올려드립니다. 저 뒤에서 별군이가 일어나주기를 간절히 바라보는 눈들이 보이시지요. 이 분들의 뜨거운 응원으로 별군이는 이제 세상에 우뚝 섰습니다. 감사합니다. 장애를 행복으로 바꿔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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