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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힘/애견일기4 - 별군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바꿔야겠다

프로필 사진을 바꿔야겠다.
내가 안고 있는 바니는 2년 전 8월 4일에 하늘로 갔다. 하반신장애견이자 겁 많고 잘 무는 아이라서 화장을 하고도 유골을 머리맡에 두어 위로하였다. 그뒤, 유기견으로 내게 왔다가 먼저 간 리키 기일인 이듬해 4월 11일에 리키와 합장을 해주었다. 그러고도 아쉬워 여태 프로필 사진으로나마 이 장애견을 안아주고 싶었다. 혼자서는 대소변을 보지 못하고, 밖에 나가지 못하던 아이에 대한 배려였는데, 꿈으로나마 잘 있다는 사인을 자주 보내온다. 그렇게 믿고 이제 내 마음에서 떠나보내려 한다.

지금 내 품에는 리키도 바니도 본 적 없는 새 유기견 별군이가 안겨 있다. 경추장애견인 별군이에게 집중하기 위해 옛정을 정리한다. 지난 13일간 미얀마 정글에서 단기수행을 하는 동안 별군이는 누나와 함께 있었지만 내가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공포에 시달린 듯하다. 유기견들이 갖는 고통이다. 막상 내가 돌아오니 내게서 절대로 떨어지려 하질 않는다. 누나와 있는 동안 아빠 찾아오라고 늘 짖어댔단다.

* 어딜 가든 장애견인 바니는 꼭 데리고 가야만 했다. 두세 시간에 한번씩 소변을 짜줘야 하기 때문이다. 바니는 그 덕분에 안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여행을 많이 했다. 그런 반면 어린 리키는 날아다닐 정도로 활발해서 바니 할머니가 늘 부러워했는데, 그만 리키가 먼저 하늘로 가버려 바니는 말년마저 고독했다.
사진 속 바니 수염이 긴 것은, 하도 사나워 주인인 나도 그 부위는 깎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가 제일 많이 물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