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태양 | 2007/05/29 (화) 09:55
싯다르타, 별을 보다
싯다르타는 샛별을 보고 깨쳐 붓다가 되었다고 한다. 샛별을 봐서 깨쳤는지, 그걸 본 시점에 깨우쳤다는 건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기록에는 그렇게 나온다. 그런데 이 점에 대해 천문학자 이시우 박사는 재미있는 연구서를 내놓았다. 「붓다와 천문학자의 대화」란 책에 이에 관한 내용이 아주 자세히 나오는데, 붓다는 이미 현대 천문학이 밝혀놓은 우주관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붓다의 깨달음이 우주의 기본 섭리를 관통하는 실체적 진리라는 것도 여러 가지 천문학 이론으로 검증되고 있다.
기독교의 경우 온 우주가 지구를 중심으로 돌고 있으며, 지구만이 생명체가 사는 유일한 행성이라고 16세기까지 주장했다. 이 잘못된 우주관이 깨지는 데 여러 사람이 처형되고, 감옥에 가야만 했다. 지오다노 브루노 신부 같은 이는 지동설을 주장했다가 화형에 처해지고, 갈릴레이 갈릴레오마저 투옥시켜 학자적 양심을 빼앗는 등 진실을 향한 몸부림이 불과 몇백 년 전까지 이어졌다. 지금도 진화론을 두고 이같은 일이 계속되고 있지만, 불교는 달랐다.
천문에 관한 불교의 이론을 보면 불교가 얼마나 진실에 기초한 종교인지 금세 알 수 있다.
- 태초 우주에는 중생들의 업력(業力)이 있었다. 그에 따라 허공에 바람이 불기 시작하여 풍륜(風輪;두께는 160만 유순)이 생겼다. 풍륜 위에 구름이 일며 수륜(水輪;두께는 80만 유순)이 생겼다. 수륜 위에 다시 바람이 일며 금륜(金輪;두께는 32만 유순)이 생겼다. 금륜 위에 수미산(높이는 16만 유순)이 솟고, 이를 중심으로 그 주위에 7개의 산이 생겼다. 산과 산 사이에 물이 고여 8개의 바다가 생겼는데 수미산 부근의 7개 산 사이의 바다를 내해(內海), 그 바깥 세계 사이에 생긴 것을 외해(外海)라 한다. 이 외해 속에 사대주(四大洲)가 있고 이들이 수미산의 동서남북에 분포해 있다. 인간이 살고있는 세계(지구)는 수미산의 섬부주(譫部洲)이다.
우주의 중심에 있는 수미산의 절반(8만 유순)은 물에 잠겨 있고, 나머지 부분이 지상으로 솟아 있으며 해, 달, 별 등이 수미산을 둘러싸고 허공을 맴돈다. 중생들이 모여 사는 세계는 수미산의 남쪽 섬부주이고 그 중턱에서 위쪽으로는 도리천, 도솔천, 범천 등이 있다.
수미산을 중심으로 한 세계를 수미세계라 하며 여기서 중생의 세계는 삼계(욕계, 색계, 무색계)1로 이루어 졌다. 1,000개의 수미세계를 소천(小千)세계, 1,000개의 소천세계를 중천(中千)세계, 1,000개의 중천세계를 대천(大千)세계라 한다. 소천세계, 중천세계, 대천세계를 모두 합한 것을 삼천대천(三千大千)세계라 한다. 이런 삼천대천세계가 무수히 많으며 이 전체를 통틀어 시방미진(十方微塵) 세계 또는 시방항하사수(十方恒河沙數) 세계라 한다. 한 부처님이 다스리는 것이 삼천대천세계이며 이런 세계를 다스리는 부처님이 백천만억이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전체 세계는 헤아릴 수 없고 끝이 없으므로 무량무변(無量無邊)하다고 한다.
세계는 인과관계로 유지되며 삼라만상은 성주괴공(成住壞空)에 따라 변화하며 순환한다. 여기서 세상이 생기는 단계는 성겁, 세상이 유지되는 단계는 주겁, 세상이 소멸하는 단계는 괴겁, 소멸한 상태가 지속되는 단계는 공겁으로 이들의 기간은 각각 20중겁이다. 세계는 80중겁(1대겁)을 주기로 다시 성주괴공이 되돌아오는 순환을 계속한다.(이시우 저 ‘천문학자와 붓다의 대화’에서)
우주가 생기는 과정을 풀이한 걸 보면 빅뱅 이론과 거의 다름없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우주를 설명하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수미산을 중심으로 한 세계를 은하로 보면 답은 더 간단해진다. 불교의 소천세계는 1,000개의 은하로 이루어진 은하단에 해당하고, 중천세계는 1,000개의 은하단으로 이루어진 초은하단에, 그리고 대천세계는 1,000개의 초은하단으로 이루어진 초초은하단에 해당한다. 은하와 은하단, 초은하단, 초초은하단 등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세계가 삼천대천세계이다.
불교는 이밖에도 엄청난 과학적 진실 위에서 설해진 가르침이다. 진실이 아니면 언제라도 부정할 수 있는 것이 불교의 장점이다.
하지만 유산이 너무 많아서인지 불교계의 탐구열은 매우 낮은 듯하다. 태양이 지구를 돈다고 생각한 천주교회들이 도리어 수도원에 망원경을 설치해놓고 오늘날과 같은 현대 천문학을 개척한 걸 보면 더 그렇다.
이런 예는 심리학과 상담 분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원래 심리학의 원조는 인도철학이고, 심리학이 꽃핀 것은 불교 이후의 일이다. 부처님은 직접 상담을 하는 일종의 상담사였다.
불교심리학은 현대심리학의 토대가 되었고, 오늘날 수많은 심리학자들의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심리학과가 설치되고, 상담심리학과가 설치되는 곳을 보면 대부분 천주교나 기독교 계열의 대학이다. 교회와 성당에서는 전문 심리상담사 혹은 이런 자격을 갖춘 신부와 목사들이 신도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해주고 있지만, 우리 불교계에서 신도들을 상대로 심리 상담을 해주고 있다는 말은 많이 들어보지 못했다.
어쩌면 현대 심리학의 관점에서 볼 때 불교 심리학은 너무 일찍 꽃피워서 그런지 불교계 내에서 푸대접을 받고 있는 듯하다. 왜냐하면 엄연히 유산으로 남겨준 빛나는 가르침이 있는데도 사십구재, 천도제, 백중, 음력 초하루 같은 제례의식에 열중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 일들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주(主)가 되어서는 안된다. 요즘 스님들을 보면, 재산이 너무 많다보니 무엇이 재산인 줄 모르는 부잣집 자식들만 같다. 하지만 부자가 영원히 부자일 수는 없다. 불교는 재산 목록을 잘 챙겨 무엇이 값나가는 것인지 재산관리부터 잘 해야 할 것같다. 유전공학, 생명과학 등 눈여겨 봐야 할 곳이 너무나 많지 않은가.
-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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