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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파란태양*

벚나무를 아무리 쪼개봐라. 거기 벚꽃이 있는지...

사람들은 역사인물의 생일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물론 나도 알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의 생일을 반드시 알아본다. 하지만 나는 다른 목적이 있어서고, 붓다든 예수든 공자든 사람들은 태어난 날만 궁금할 뿐 그 사람들이 어떻게 해서 성인이 되었는지는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냥 날 때부터 붓다요 예수요 공자인 줄 안다. 그래서 붓다가 언제 어떻게 깨달았는지, 예수가 언제 어디서 죽었다가 부활했는지 모른다.


서른다섯 살의 고타마 싯다르타는 바로 내일까지는 지치고 절망하던, 하늘을 향해 울부짖던 한 청년이었을 뿐이다. 그는 6년 고행으로도 문제를 풀지 못하자 니란자라강변 핍팔라나무 그늘에 앉아 깨닫기 전에는 결코 일어나지 않겠다고 맹세한다. 아마 털썩 주저앉았을 것이다. 


그에게는 스승이 없다. 경전이 없다. 도반도 떠나버렸다. 먹을거리도 없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숨을 쉬는 것뿐이었다. 들숨 날숨 또 들숨 날숨....

숨을 쉬기 시작한 지 두 달째 되는 날 아침, 샛별이 뜰 무렵, 그는 숨을 쉬던 중 그가 의문을 풀고자 노력했던 문제들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걸 체험한다. 그런 다음 한 달 내내 그가 깨달은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 스스로 점검했다. 그런 다음

 비로소 자신의 깨달음을 인정했다.


그날 새벽,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하다면 그가 한대로 따라해보면 된다. 들숨 날숨 또 들숨 날숨...


오늘밤 8시에 모여 가벼운 대화를 나눈 뒤 10시부터 2시간 숨을 쉰다.

그까짓 숨 쉬는 것만으로 뭘 어쩌느냐고?

우리는 그냥 숨을 쉰다.

그런 의문을 가진 사람에게 나는 이렇게 말한다. 딱 두 달만 아나파나를 해보라. 답은 스스로 알게 될 것이다. 뇌과학에 대한 상식조차 없던 2600여년 전, 고타마 싯다르타라는 이 네팔 청년이 일으킨 기적은 재연가능한 두뇌 현상이다.


하루 종일 들과 산을 헤매보라. 거기 봄이 있는지...

벚나무를 아무리 쪼개봐라. 거기 벚꽃이 있는지...



<아나파나로 무명을 씻고 지혜의 빛을 맞이하는 날 23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