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 다녀 오는 길에 하늘을 바라보니 화가 난 사람이 마구 붓질한 듯 하늘이 어지럽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길래 하늘 캔버스가 이리 어지러운가 잠시 생각해보았다.
유일한 내 자식인 딸이 근무 중이라 설 기분이 안나고,
내 뿌리인 부모님이 엄동설한 차가운 땅에 묻혀 계시니 우울하고,
부모님 찾아 아나파나 사티를 가르쳐주고 싶은데 어디 계신지 아무리 찾아도 보이질 않고,
불과 45일 전에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인사들 하더니 또 같은 인사하는 꼴 보기 싫고,
남의 식구 같은 형수가 어머니 안계신 내 집에서 큰 목소리로 떠드는 것도 불편하고,
조카 며느리 둘이 와서 저마다 애기들 얼르는 걸 보니 옛날에 숙부들이 우리 보고 무슨 생각했을까 생각하니 세월이 야속하고,
폐암 걸린 유일한 숙부가 설인데도 오시지 못해 속상하고,
그 숙부가 당신 병은 둘째 세째고, 큰아들 걱정하느라 애 태우는 걸 상상하니 마음 아프고,
나이 60에 혼자 밥 끓여먹고 딸 빨래까지 하며 사는 내 꼴 돌이켜보니 뭔가 박복한 것도 같고,
공부랍시고 하기는 하는데 끝이 보이질 않고,
얼마나 죽도록 대들어야 대문이 부서질지 가늠이 안되고,
할 일은 많고 나이는 자꾸 먹어가고...
그래서 내 마음이 저렇게 드러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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