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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운 작품/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때를 표현하지 못하는 기자가 너무 많다

오늘 한겨레신문 기사다.

 

- 조선 왕조의 마지막 공주였던 덕온공주(1822~1844)가 생전 썼던 인장이 미국에서 돌아온다.

 

1. 조선왕조의 마지막 공주인가?

그렇다. 공주는 작위이지 왕의 딸이란 말이 아니다.

공주는, 왕과 왕후 사이에서 난 딸에게 책봉되는 작위다.

순조 이후 왕이 된 현종, 철종은 아이를 낳지 못했다.

고종이 명성왕후 민자영 사이에 딸을 하나 낳았는데 공주 책봉 전에 죽었다. 그러니 그냥 딸이다.

따라서 공주로 책봉된 왕과 왕후의 딸은 덕온이 마지막이다.

 

덕온공주는 순조와 순원왕후의 넷째로 태어난 딸이다. 왕후에게서 나 8살 때 정식 공주 책봉을 받았으니 공주가 맞다. 덕온이란 이름은 공주책봉 때 받은 것으로, 본명이 아니다. 당연히 공주 책봉 때 받은 이름을 쓰지 아명을 쓰지 않으므로 기록이 남지 않는다.

 

2. '생전 썼던 인장'

'생전에 쓰던 인장'이라고 해야 한다. '생전'이라고 이미 과거 시간이 특정되었으니 또 과거형을 쓰면 안된다.

'했다'로 충분한데 '했었다', '했었었다'까지 나오는 실수가 많다.

 

 

- 페이스북 추가 설명 / 한겨레신문에 <조선의 마지막 공주 인장> 기사가 나왔다.

덕온공주가 쓰던 도장을 미군이 훔쳐간 모양인데, 이번에 경매에 나와 정부가 사들였단다.


덕온공주는 순조 이공과 순원왕후 김씨 사이에서 난 딸이다.

그럼 그 뒤의 왕에겐 공주가 없나?

현종 이연, 철종 이원범은 후사가 아예 없었으니 고종 이재황을 보자.

고종 이재황과 명성왕후 민자영 사이에 딸이 하나 있다.

그런데 이 딸은 공주 책봉 전에 죽었다. 따라서 공주가 아니다.


공주는 왕과 왕후의  딸만이 받을 수 있는 공식 작위다. 작위를 받지 못하면 공주가 아니다. 언젠가는 당연히 작위를 받지만 그러기 전에 죽으면 소용이 없다. 덕온공주는 여덟살 때 공주 작위를 받았다.


왕의 어머니가 정1품인데 비해 왕의 딸은 왕과 왕후처럼 가장 높기 때문에 품계 자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