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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운 작품/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글 쓸 자유, 말할 자유를 가지려면

한국인 노벨문학상이 나오지 않고, 한글로 적은 논문이 국제학회지에 실리지 못하는 이유가 이런 기사에 있다.

이 글 어디에도 리벤지 포르노의 알파벳이 나와 있지 않다. 즉 리벤지 포르노가 무슨 뜻인지 정의하지 않는다. 더구나 <리벤지 포르노에 대한 분노>란 제목을 달아놓고, 막상 글쓴이가 왜 분노하는지, 뭐에 분노하는지 나와 있지도 않다. 얼굴사진과 대학교수란 타이틀만 번쩍거린다.

<‘리벤지 포르노’에 대한 분노>


세상에는 기본이라는 것이 있다.

그림 그리는 사람에게는 데생이 필요하고, 글 쓰는 사람에게는 문법과 어휘가 필요하다. 

revenge porn, 복수 포르노다. 이 어휘에 대한 정의는 모호하다. 복수심이 없이 노출시키더라도 등장인물의 동의 없이 공개하는 포르노 역시 리벤지 포르노에 속한다.


그렇다면 굳이 영어를 쓸 필요가 있을까? 복수 혹시 동의란 우리말로 표현이 부족한 것이 있는가?

아니면 먹물 든 자의 오만인가?

포르노는 동의를 받든 안받든 다 불법이지 굳이 동의를 받고 안받고 구분할 가치라도 있는가? 동의받은 포로노는 유통해도 되는가 등의 문제는 고민조차 하지 않는다.


나는 대학교수란 자들이 외국인명을 인용할 때 성을 빼고 이름만 적으며, 그마저도 우리 발음만 적는 사람을 자주 보았다. 또 시기를 적을 때 날짜는 쏙 빼먹고 연도만 적는 사람도 자주 본다. 수를 표현할 때 정작 단자리 표현을 하지 않고 '만' '넘는' '이나 되는' 등의 부정확한 표현을 즐기는 기자들을 자주 본다. 심지어 단순히 수를 표기하는 숫자를 놓고 크다, 작다고 하는 기자들도 수없이 본다. 수를 10포인트로 적든 20포인트로 적든 그게 왜 뉴스가 되는가.(數字의 字가 뭔지 몰라서 그런다)


103명이라고 알려줘도 굳이 '백명이 넘는'이라고 쓰는 식이고, 98명이라고 하면 '백명에 가까운'이라고 적고, 다섯 명이 죽고 열명이 다치면 굳이 '15명의 사상자'라고 부풀린다. 이런 기사 쓰는 기자는 기자가 아니다. 기자의 무기인 언어에 너무 무지하기 때문이다. 


이래서 우리는 안된다. 노벨과학상, 그런 건 우리 민족하고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그 이름을 적을 때마다 기자들이 '노벨상에 가장 근접한 한국 학자'라던 임지순 교수는 기어이 서울대를 떠나 포스텍으로 갔다는 뉴스를 보았다. 그런데 어떤 언론이고 그가 왜 '노벨상에 가장 근접했다'는 것인지 설명하는 걸 보지 못했다. 언론은 그의 학문적 성취는 아무 관심이 없고 오직 '3관왕'이라는 웃기는 타이틀만 들이댄다.

임지순을 설명하는 언론의 기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경기고 수석, 대입 예비고사 수석, 서울대 수석 3관왕이라는 치졸한 수식어다. 총선 때 국민의당 비례 2번으로 나온 오세정 전의원 역시 3관왕이라는 수식어 외 그가 어떤 학자이며, 무슨 연구를 했으며, 왜 한창 연구에 매달려야 할 나이에 굳이 비례 국회의원이 되려 하는지 묻는 언론이 없었다. 그가 스스로 국회의원직을 내던지고 서울대로 돌아간다니 반갑지만 총장 선거 때문이라니 또 실망스럽다. 


오늘 자 어떤 신문에는 서울대 출신 스님이라는 타이틀로 한 인물을 소개한다. 그가 스님이 되어 무엇을 이루었느냐, 무엇을 했느냐 묻지 않고 오직 서울대 출신이라는 점만 강조한다. 이 스님 써먹고 나면 아마 언론은 하바드 출신 스님을 등장시킬 것이다. 참 재수없는 언론이다.


아래 자료는 노벨상 수상자를 많이 배출한 25개 대학이다.

한국인들이 그 이름만으로도 미쳐 날뛰는 서울대를 찾아보기 바란다. 

(순위/대학/노벨상 수상자)


  1. Harvard 미국 151명 
  2. Columbia 미국 101명 
  3. University of cabridge 영국 90명 
  4. University of Chicago 미국 89명 
  5. MIT 미국 83명 
  6. UC Berkeley 미국 69명 
  7. University of Oxford 영국 58명
  7. Stanford University 미국 58명 
  9. Yale University 미국 52명 
  10. University of Paris 프랑스 51명 
  11. University og Gottingen 독일 46명 
  12 Cornell University 미국 43명 
  13. Heidelberg University 독일 41명 
  14. Humboldt University 독일 40명 
  15. Princeton University 미국 37명 
  16. Johns Hopkins University 미국 36명 
  17. Ludwig Maximilian University of Munich 독일 35명 
  17. New York University 미국 35명 
  19.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 미국 33명 
  20. ETH Zuich 스위스 31명 
  21. University of Pennsylvania 미국 29 명 
  22. University College of London 영국 27명 
  23. University of Manchester 영국 25명 
  24. University of Illinois 미국 24명 
  24. Rockefeller University 미국 24명


 - The Pure Land of Vairocana, 양선희,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