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태풍이 쓸고간 쓸쓸한 화단에 국화 10분을 사다 심었다.
봄이 되어 싹이 나길래 열 촉은 화분에 심고 나머지는 텃밭으로 옮겨 심었다. 텃밭에 심은 국화는 시골담장 아래로 가고, 나머지 화분은 줄기를 딱 하나씩만 남겨 길렀다. 남들처럼 화분을 감싼 우산모양으로 기르기 싫고, 대가 하나 우뚝 솟아 거기서 꽃이 많이 달리는 국화를 만들고 싶었다.
화분이 작아 크게 키우지는 못했는데, 그래도 제법 자랐다. 노란국화는 좀 늦는지 이제야 피기 시작한다.
이녀석은 9월 15일부터 피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씩씩하게 꽃을 피우고 있다. 헤아려보니 75송이다. 아직 대가 굵지 못해 100송이를 넘기지 못했다. 나이는 두 살이지만 대만 보면 한 살이다.
현관을 드나들 때마다 "나 이뻐요?"하고 묻는다.ㅋㅋ
암만, 이쁘고 말고. 꽃 지고나면 분갈이해서 창고에 들여놓을 테니 안심하거라. 내년에는 대가 더 굵고 꽃송이가 두 배쯤 많이 달려서 10년쯤 뒤에는 '국화 만 송이가 한 줄기에서 피었다"는 뉴스로 나왔으면 좋겠다.
* 모두 10촉인데 다 피고 물러난 보라색꽃이 한 분, 나머지는 줄줄이 피는 중이다. 화분에 뿌려준 흙은 몸에 무지하게 좋다는 일라이트 가루. 화분마다 일라이트를 덮어 주었다. 기온 1도 올려 건강찾자는 수목토 회장님이 주신 흙이다.
* 몇 해 전, 국화차 만든다고 심은 감국. 내가 농사를 정성껏 잘 짓다보니 감국 향기가 어찌나 진한지 온동네 꿀벌이 다 모여들었었다. 여러 사람들에게 국화차를 나눠주었다. 번식력이 무서워 지금은 못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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