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블로그에 진도개 분양 안내를 몇 번 했더니 유기견 두 마리가 나타났다.
베스트셀러 좀 뜨면 처음 보는 선배들이 나타나 줄전화를 걸어대고, 호텔, 백화점, 무슨 단체 등에서 찾아오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글쓰며 살면 실제로는 쓰레기 잡글 봐달라는 청이 많고, 더러는 되지도 않는 잡글을 써달라고 떼쓰는 이들도 있다.
유기견 관심 좀 있다 하면, 유기견이 몰려든다. 지금 기르는 장애견 두 마리도 당신 말고는 이 아이들을 거둬줄 이가 없으니 제발 맡아달라, 이런 요구로 할 수없이 기르고 있는 아이들이다.
국제여래선원 주차장의 호스에 새끼형제가 줄에 매어 일주일 있었단다. 맨땅에 매어 있었으니 밤이슬도 온몸으로 맞았으리라.
바빠서 못가본 사이 보살들이 발을 동동 구른다길래 오늘 친구와 더불어 급히 분양할 곳을 알아보았다. 겨우 공주의 과수원에 갈 곳을 찾아 오늘 밤은 내 품에서 잠을 자라고, 웅크리고 있는 두 아이를 데려와 우리집 현관 기둥에 매 놓았다. 사료도 배 터지게 먹이고 벌써 세번째 육포를 먹였다. 산책도 다녀왔다. 어찌나 좋아하는지 저희들이 유기견인 줄도 모른다.
-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마태복음25장29절)
* 맨땅에 묶여 일주일 동안 발발 떨었을 형제. 내내 형제가 서로 의지하며 버틴 모양이다. 줄을 당겨 늘 붙어 있었단다. 오늘은 내 결계(結界 ; 아이들이 소리 지르면 내가 들을 수 있고, 배 고프면 밥 주고, 목 마르면 물 줄 수 있는, 나와 이 아이들이 묶여 있는 안전한 범위) 안에서 새로운 내일을 기다리는 중이다.
* 오늘 오후 1시, 두 아이가 새 주인의 차를 타고 공주 과수원으로 떠나갔다. 이 형제는 과수원에서 멧돼지와 맞서게 된다.
하루 지켜보니 튼튼하고 씩씩하고 용감하다. 장군이 희망이란 이름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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