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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파란태양*

사람이 발명한 것중에서 가장 잘한 것은

죽음이 아닐까요.

죽음이 없다면 얼마나 끔찍할까요.

무슨 말이냐구요?

내일이 없이 오늘만 한없이 계속되는 것처럼 끔찍하겠지, 이렇게 생각해본 거지요.

속상할 때도 하룻밤 자고 나면 개운해지고,

그리움이 사무칠 때도 하룻밤 자고 나면 밥 찾아먹으며 기운을 내게 되잖아요.

사실 오늘 주제는 이런 감상적인 사설이 아닙니다.

 

죽음이 어째 발명이냐구요? 발명, 맞아요. 없던 게 생긴 거니까 발명이지요.

세포들이 스스로 결정한 일이니까요.

죽음을 발명한 건 인간의 공은 아닙니다.

훨씬 이전의 생명 진화 단계에서 죽음이 발명됐는데,

아마도 단세포가 다세포로 진화하면서 발명된 게 아닌가 과학자들은 보고 있답니다.

 

원래 단세포인 세균은 영생을 합니다. 죽음이란 것 자체가 없지요.

그런데 그런 단세포들이 여럿 모여 이루어진 다세포는 역할을 나눠요.

분업해서 일하다보니 진화 속도가 빨라졌지요.

이런 다세포가 진화를 하고 또 해서 오늘의 인간, 즉 우리가 된 거거든요.

 

그러다보니 인간이란 수없이 많은 세포 연합체인데, 이들 세포가 딱 두 부류로 나뉘는 거지요.

하나는 단세포 시절의 영생을 꿈꾸는 생식세포들이고, 하나는 환경에 더 잘 적응해 이 영생의 터전,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는 체세포지요.

생식세포는 자기 증식을 하면서 영원히 살아남지요. 우리가 그 증거잖아요.

기억 안나요?

물고기처럼 바다를 헤엄치던 저 먼 전생의 일,

육지로 기어올라 긴 꼬리를 흔들어가며 정글을 내달리던 일?

아마 가끔 꿈에서 그런 기억을 떠올릴 걸요?

전 지금 종교적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과학적으로 말하고 있는 거랍니다.

 

그럼 우리 몸 중에서 체세포는 무얼 하느냐.

이 영생의 존재, 불멸의 생명을 어떻게 하면 더 안락하고, 강하게 살게 하느냐,

이걸 연구하기 위해 공부도 하고, 전쟁도 하고, 발명도 하고, 발견도 하지요.

이렇게 글도 쓰고요. 그래서 이런 정보를 생식세포에 담아 다음 세대로 전달하지요.

그러고나서 장렬하게 죽는 겁니다. 죽음을 선택하는 대신 생식세포보다 더 많은 일을 하는 거지요.

2분법으로 영원히 분열하기만 하는, 그냥 영원히 존재만 하는 단세포에 비해 우리같은 다세포는 그야말로 80년, 90년, 혹은 그 이상 열심히 정보를 모으고, 개발하고, 세상을 관찰하잖아요.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골치 아픈 딸, 그래 널 위해 세상을 편안하게 사는 정보 하나라도 더 알아내 물려주마,

이렇게 결심했지요. 사랑하는 내 조카들, 내 유전자를 전달받아 영원히 나르는 이놈들, 더 경쟁력있는 종으로 살아가라고 한 가지라도 더 알아내 가르치고, 더 좋은 무기를 만들어줘야지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갈 때는 시원하게, 신나게 가야지요.

우리 마당에 피어 있던 봉숭아도, 다알리아도, 국화도 다 그렇게 갔어요.

하지만 씨앗을 흙속에 묻어놓고 갔으므로 아주 간 건 아니지요.

또 여름이 되면 작년처럼 눈부시게 꽃을 피워올릴 거니까요.

 

오늘 문득 생각이 나는 게, 우리나라 사람들이 냄비처럼 들끓다가 쉬 식는 습성이 어디서 생겼나 따져보니 독서를 안해서 그런 것같아요. 무슨 말이냐 하면, 늘 인문서적만 읽어서 그렇다는 거지요.

생각해보세요. 조선조를 이끈 주도세력인 양반들, 평생 계집(미안해요, 여성 여러분. 조선시절엔 이랬어요) 끼고 시나 읊고 사상, 철학 운운하며 막상 과학책은 하나도 안읽었거든요.

과학은 천한 것들, 즉 중인들이나 공부하라고 하면서 절대 손도 안댔거든요.

저 수학하는 천한 것들, 저 천문학하는 천한 것들, 저 과학하는 천한 것들, 이러고 무시했지요.

그러니 우뇌만 발달하고, 좌뇌는 쪼그라든 거지요.

본시 좌뇌우뇌는 균형을 이뤄야 합니다. 여름만 길고 겨울이 짧아서도 안되고, 겨울만 길고 여름이 짧아서도 안되지요.

 

저는 다행히 좋은 스승을 만나 천문학을 알게 되고, 예쁜 딸 덕분에 뇌생리학을 공부하고, 더불어 생명과학을 즐겨 읽어왔어요. 소설가는 소설이나 쓰지 웬 독서운운이냐 그러신다면 잘못 생각하시는 거지요.

원래 피아니스트더러 미술학원 다니라 하고, 화가더러 바이올린 연주를 배우라고 권하는 이가 저거든요.

소설가더러 고등수학하자, 판사더러 물리학 배워라, 이러지요.

 

무슨 말인지 알아들으셨든, 혹은 아리송하든 제가 발명한 바이오코드를 배워보시겠어요?

인생의 새 지평이 열릴 거라고 확신해요. 바이오코드는 다음카페에 biocode란 이름으로 있습니다. 거기서 알타이하우스를 보거든 그게 전 줄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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