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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운 작품/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 우리 한자어 사전> 편딩에 참여해주신 분들께

- <~ 우리 한자어 사전> 편딩에 참여해주신 분들께

오늘부터 배송이 시작되었다니 다음 주 초에는 받아보실 수 있을 것같습니다.
책값은 제가 정하는 게 아니라 출판사에서 편집디자인비, 제작비, 영업비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결정하는데, 이 책은 35000원으로 정해졌군요. 좀 비싸지 않나 느끼는 독자도 계시겠지만 10년 동안 준비하여 나오는 증보판이고, 740쪽이 되는 양입니다.
물론 딱딱한 일반사전이 아니라 인문도서에 가까운, 아주 쉽게 읽히는 우리 한자어 풀이 사전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150여 권의 소설과 단행본을 썼는데, 제가 모르는 단어는 안쓴다는 원칙으로 지금까지 저술을 해왔습니다.
처음 작가 생활을 시작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이 한자어를 쓰는 문제였습니다. 독자들이 과연 이 뜻을 알까, 늘 걱정이었지요. 저는 한자 한문을 공부했지만 독자들은 한자 한문 교육을 받지 못한 분이 많은데 이 단어를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늘 생각했습니다.

작가 중에는 쉬운 우리말이 있는데도 일부러 옥편 찾아가며 어려운 한자어를 옮겨 쓰는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저더러 한자어를 더 많이 쓰라고 충고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제가 한자한문을 잘 안다는 걸 그분들은 모릅니다. 저는 알면서 안쓸 뿐이고, 그분들은 한자한문 모르면서도 쓰는 것입니다.

만약 단절이라는 말을 쓴다면 끊는다는 뜻까지야 서로 알아듣겠지만, 단절이 갖는 깊은 뜻은 끝내 모를 것입니다. 물론 쓰는 사람도 모르고 읽는 사람도 모르고 서로 대충 알아들으면 되겠지만, 저는 그러기가 싫은 사람입니다.

단절의 斷은 베틀에 건 날실을 끊는다는 뜻입니다. 날실이 끊어지면 아주 못쓰게 됩니다. 切은 단순히 끊는다는 뜻이지만 斷은 이처럼 다시 못쓴다, 고치기 어렵다, 되돌릴 수 없다는 뜻이 들어갑니다.


* 단절의 斷이 날씰이 끊어지는 것을 가리키는데, 또 날실이 뭔지 모르는 분이 계실까봐 그림을 올린다. 


이런 단어가 얼마나 많은지 저도 이 사전을 만들면서 새로 알게 된 한자어가 굉장히 많습니다.

아무쪼록 한자어를 쓰더라도 바로 쓰고 바로 읽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다음 증보판은 10년 뒤에 나올 것입니다. 아마 그 전에 문서를 보고 스스로 쉽게 풀어 써주는 AI 프로그램을 먼저 발표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딸이 대학다닐 때 쓰던 교과서를 보고 그 결심을 한 지 오래 되었습니다. 학자들이 한자 표기도 없이 어려운 한자말을 발음기호로만 늘어놓는 게 꼴보기 싫고, 내 딸 세대가 고생하지 않도록 해주려고요. 어제 보이스퀸보는데 한 출연자가 '와, 빅뱅이다" 하는데 누가 '박빙'이라고 고쳐주더라고요. 그런데 아마 빅뱅을 박빙으로 고쳐준 그 사람도 박빙의 정확한 뜻은 모를 겁니다. 그래서 더 쉬운 말로 저절로 고쳐주는 AI를 만들고 있습니다. 문서파일을 넣고 돌리면 저절로 고쳐지는 기능까지 갖추는데 대략 5년 정도 걸릴 것같습니다.

늘 하는 말씀이지만 독자 없이는 이런 일을 할 수 없습니다.


* 지금까지 증보된 책 3권을 함께 모은 것이고, 이런 책이 10권 정도 나올 것이다.

* 다음 차례는 <~ 우리말 숙어사전>이다. 그 다음에도 꼭 필요한 몇 가지 사전을 더 펴낼 예정이다.

* 다음에 제 <우리 한자어 사전>과 표준국어대사전이 어떻게 다른지 알려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