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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파란태양*

우리는 서로 다르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살아남았다

조선시대 붕당이 한창 기승을 부릴 때처럼 의견이 조금만 달라도 악다구니로 싸우고 이빨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는 광경이 불가에서 말하는 축생과 아수라의 세계로 느껴진다. 자기들끼리는 치마 길이도 맞추고, 주름 갯수까지 통일하여 히히덕거리고 감싸지만, 의견이 다르고 소속이 다른 사람이 하는 일이라면 공자 맹자의 옷을 입어도 똥물을 퍼붓는 SNS의 폭력성이 무시무시하다. 기독교인들 중에는 종교 다르면 결혼도 안한다는 우스개가 들리더니(우스개가 아닌 모양이다.) 이 사회가 정녕 미쳐가고 있는 것같다.

다름, 틀림, 반대, 다양성의 가치를 잊은 듯하다. 우리는 서로 다르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살아남았다. 일사불란했다면 우리는 아직 정글에 남아 있을 것이다.

내가 동쪽으로 길을 간다면 누군가는 서쪽으로, 남쪽으로, 북쪽으로 길을 가야 한다. 그래서 인류는 살아남았고, 영장이 되었다. 인류가 걸어온 길은 일로직선이거나 일자대오거나 일사분란한 것이 아니었다. 나는 나대로 살고, 그대는 그대 소신대로 사는 것이 최선이다.

어떤 모양이든 다 초승달이다. 다만 초승달을 바라보는 위치가 다를 뿐이다. 위의 알은 위도가 높아질수록 햇빛을 더 받기 뒤해 색깔이 짙어지는 알껍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