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파란태양/생활의 지혜

내가 우유를 끊은 이유

생활의 지혜 | 2008/10/04 (토) 20:36
   

난 우유를 거의 30년간 먹고 살아왔다. 급할 때는 우유만 마시고도 버틴 적이 있다.
하지만 몇 년전부터 우유에 대한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 우유를 먹어야 한다, 먹지 말아야 한다는 학자들의 오랜 대립이 있기는 하지만 나는 다 무시하고 열심히 마셔왔다.
 
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우유 소화 효소가 부족해 먹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는 연구 자료가 자주 눈에 띄고, 미국에서조차 찬반 토론이 격렬하다. 강아지들을 기를 때 우유를 워낙 좋아해 자주 주었는데, 강아지들 역시 소화요소가 없어 먹으나마나란 수의사들 조언을 들은 적이 있다. 그 정도면 먹어봐야 독이라고도 한다.
 
이런 문제는 국가가 나서서 우유에 대한 안전성과 효율성을 따져줘야 하는데, 안 그런다. 낙농업자들 생계가 달려 있기 때문에 할 수도 없을 것이다.
 
인터넷에서 혼자 여러 가지 자료를 검색해보았다. 그러다가 마침내 이런 결론을 내렸다. 믿을 수없다면 쓰지 말고, 쓰려거든 의심하지 말라는 말처럼 나는 아직 우유를 신뢰하지 못한다. 따라서 신뢰를 회복할 때까지 우유를 마시지 않기로 결심했다. 우유를 먹지 않으면 손해가 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른 영양식으로 보강할 참이다. 지금은 두유로 해결하려고 한다. 그것도 판매용 두유는 믿을 수 없어 직접 만들어 먹는 연습을 하고 있다.
 
내가 굳이 이러고자 하는 것은, 딸 때문에 우리집에서 과자와 패스트푸드, 라면, 튀김 따위를 추방했더니 정신 작용 부문에서 안정성을 더 얻을 수 있었다. 멜라민이니 트랜스지방이니 암 유발 물질이니 하는 게 다 이런 것에서 나오는데 안먹으면 그런 걱정도 없다. 또 채소에 중국 농약을 쓰네안쓰네 하는 뉴스에 귀를 기울일 필요도 없다. 내가 직접 길러먹기 때문이다. 우리 어머니가 조심조심 농사짓는 것도 믿지 못해 꺼림칙한데 남이 마음껏 농약치며 기른 채소며 과일을 제정신으로는 못먹겠다.
 

그냥 이런 불안감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우유를 먹지 않기로 한 것이다. 6개월째 안먹고 있는데 아직 별다른 나쁜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낙농업자들에는 미안한 일이지만 어쩌는 수가 없다. 나도 우유를 마음놓고 마실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우유만 안먹는 게 채소류, 과일류도 웬만하면 잘 안사먹고, 패스트푸드, 과자류도 안먹고 있으니 나 때문에 무슨 큰일이 나지는 않으리라고 믿는다. 먹는 게 참 어렵다.

  

* 나 하나 우유 안먹는다고 낙농가에 무슨 피해가 가진 않겠지... 

---------------------------

2009년 9월.

대체의학 연구하는 한의사 한 분의 도움으로 우유먹는 법을 배웠다. 우유를 컵에 담은 뒤 '유산균이 살아있는' 요구르트를 약간 부어 두 시간 정도 상온에 두었다가 먹으란다. 그러면 소화 효소가 생겨 웬만하면 잘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일단 실험해본다.

'파란태양 > 생활의 지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면 양말  (0) 2009.02.11
목 쉬지 않는 법   (0) 2008.12.10
오십견 치료법   (0) 2008.12.10
채소나 나무를 잘 심는 법  (0) 2008.12.10
눈에 출혈이 자주 생길 때   (0) 2008.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