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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파란태양*

말할 자유와 듣는 이가 오해의 자유

말할 자유와 듣는 이가 오해할 수 있는 자유
- 윤석열 “극빈의 생활을 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를 뿐더러 왜 개인에게 자유가 필요한지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
인간에게는 amygdala로 불리는 편도체 뇌가 있다. V 자처럼 두 가닥으로 갈라진 해마 양끝에 아몬드처럼 매달려 있는 매우 중요한, 너무나 중요한, 인간사의 모든 갈등을 일으키는 뇌다. 신경세포는 각각 100만 개내지 200만개쯤 될 것같은데, 1000억 개나 되는 모든 신경세포 수에 비하면 매우 작은 편에 속한다.
이 편도체가 주관하는 3대 기본 로직이 있다. 컴퓨터용 CPU에 연산 기본 법칙이 탑재돼 명령에 따라 알아서 계산해주는 것처럼, 편도체는 인간이 눈이나 귀 등으로 들어온 정보를 그 개체에 맞게 해석해준다. 정보가 똑같은 것같아도 답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3대 기본 로직은 생존에 유리한가, 생식에 유리한가, 날 해치거나 손해보게 하지는 않는가다. 이 3대 원칙에 따라 모든 정보를 해석한다.
예를 들어 '생식에 유리한가'는 상대와 유전자의 거리가 멀수록, 상대가 건강할수록, 상대가 똑똑하여 아이를 더 잘 기르거나 낳을 수 있을수록, 부유할수록, 지위가 높을수록 호감도가 높아진다.
윤석열이 말한 '자유'란 자유의지를 가리킨다. 인간이 언제 자유의지를 가지며, 그 자유의지란 과연 어떤 것인가 하는 문제는 철학자들이며, 뇌과학자들이 숱하게 토론하는 주제다. 지금도 정답은 없다.
나의 경우, 자유의지조차 없다고 생각한다. '자유'라는 것조차 생존, 생식, 두려움 제거라는 3대 원칙일뿐 그 실체는 이 <3대 요소 충족>일 뿐이다. 여기에 무슨 자유가 있는가. 먹어야 살고, 조건이 위험하지 않고, 생식할 수 있는 환경이 되고,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는 상황을 원할 뿐이다. 나는 이런 상태를 자유라고 생각한다.
3대 조건이 충족되면 그때 인간의 해마는 대뇌피질과 더불어 '더 넓고 더 높으며 더 다른 생각'을 할 기회를 갖는다. 여기서 창의가 나오고, 예술이 나오고, 인문이 나온다.
줄인다. 윤석열의 자유론은,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기본 경제, 기본 학습 등 몇 가지 국민 권익이 충족될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가난한 사람이 들을 때는, 즉 그의 편도체가 돈이 부족해 어떡하면 수입, 수익을 늘려 더 안전하게 삶을 살 수 있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화(火)가 날 수 있다. 즉 당장 돈이 필요한데, 안전한 직장이 필요한데 무슨 자유 타령이냐 하면서 편도체가 흥분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이제 먹고사는 문제, 전쟁이나 치안에 대한 두려움 정도는 선진국 수준으로 안정이 돼 있다. 하지만 골고루 돼 있지는 않다. 지금도 대한민국 복지망에 걸리지 않는 아주 힘든 사람이 대단히 많다. 실제로 끼니를 걱정하는 사람이 있고, 배우고 싶어도 공부를 하지 못하는 사람이 우리 옆에 가까이 있다. 이런 걸, 국가가 더 촘촘한 복지그물을 마련해 단 한 사람도 여기에서 빠져나가지 않고 안전하게,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정치다. 특히 강조할 것은 정신질환자와 희귀질환자 등은 지금도 세상을 저주하면서 산다.
윤석열은 아마 모든 국민이 자유의지로 사는 세상을 상상했나보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없고, 억눌려도 말하지 못하고, 슬퍼도 울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메시지 팀이 잘못했는지, 본인이 잘 외우지 못했는지 표현은 상당히 미숙하다)
* (왼쪽) 한창 가물 때 아스팔트로 기어나온 지렁이를 집어 논에 넣어주던 젓가락, (오른쪽) 유기견으로 거리를 헤매며 살던 강아지 두 마리가 구조된 뒤 꼭 붙어 있는 사진. 아직 두려움이 가득하다. 큰 개가, 우리는 과연 안전하게, 자유롭게 살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