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토정비결 > 후속작인 <당취>는 1998년부터 경향신문에 연재한 소설인데 따로 출판했다가 나중에 <소설 토정비결>을 1부로 하고, <당취>를 2부로 해서 <소설 토정비결>로 묶었다. 스토리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 별군이 밥그릇 쳐다보다가 20년 전에 <당취>에 쓴 이야기가 생각나 사진을 찍었다.
* <소설 토정비결 2부 당취 중> 막사발 장면 ㅋ
... “옛다!”
순간, 유정은 바랑 속에 들어 있던 막사발 하나를 꺼내 허공에 집어던졌다. 발우 삼아 가지고 다니는 밥사발 겸 찻그릇이다. 그러자 칼을 빼려고 나섰던 일본군 장수들은 막사발을 받으려고 한 가운데로 몰려들었다.
“조심해!”
“깨진다!”
그 사이 유정과 호위 군관, 불두, 여진 네 사람은 가등청정을 비롯한 일본군 무장들의 턱밑에 칼끝을 들이밀었다.
... 최후 통첩을 한 유정은 군관 이겸수더러 서둘러 돌아가자고 말한 뒤 가등청정에게는 사람을 시켜 서신을 보내마고 전했다.
“막사발은 자네가 갖게.”
“핫, 고맙습니다, 스님. 또 뵐 수 있기를 청합니다.”
가등청정은 유정이 놓고간 막사발을 들어 가슴에 꼭 안았다. 조선에서는 부엌 바닥을 굴러다니고, 때때로 머슴 밥그릇이나 강아지 밥그릇으로 쓰는 것이건만 일본인들은 막사발만 보아도 엄청난 보물처럼 여긴다.
* (왼쪽) 그래서 우리집도 막사발을 별군이 밥그릇으로 쓴다. 일본놈 오면 던지려고.
마구 굴리는 게 아니라 아주 좋은 사료와 영양제, 유산균까지 타주는 좋은 밥을 담는 그릇이다. 가등청정이가 달라고 하면 그래도 줘야지. 일본 국보가 될지 모르니간.
(오른쪽) 일본국보 26호 막사발. 진주성 전투 때 일본놈 한 놈이 훔쳐간 것같다는 막사발이다. 진주성에서도 개밥그릇으로 썼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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