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은 생존도구다
정치인들이 진실하라, 정직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속기 싫다는 표현이지 본인이 진실과 정직을 더 추구한다는 말은 아니다. 자기는 속임수에 당하고 싶지 않다는 의지의 '위선적' 표현일 뿐이다.
예를 들어 사바나에서 살아남은 인류는, 함정 즉 땅구멍(陷)이나 물웅덩이(穽)를 만들어 동물들을 속였다. 쥐덫이나 족제비틀 같은 경우도 다 상대를 속여 사냥하는 도구다. 이는 모든 인류가 다 동의한 속임수다.
인류가 번성하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가축이나 농업 역시 속임수다. 동물의 새끼를 데려다 먹이를 주어 기르는 동안, 그 동물은 힘들이지 않고 사료를 얻어먹을 수 있고, 다른 맹수의 공격을 막을 수 있어 좋은 줄 속는다. 하지만 일정한 몸무게가 되는 즉시 이 동물은 도축되어 인간의 먹을거리가 된다.
농업도 그렇다. 인간은 산과 들에 있는 과실수를 캐다 집 근처에 심어놓고 기르기 시작했다.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거름도 주었다. 숲에서 다른 잡목들과 경쟁하는 개체에 비해 훨씬 안정된 삶을 산다. 하지만 열매가 열릴 때마다 이 열매는 인간의 먹을거리가 된다.
이처럼 속임수를 쓰는 법은 편도체에 오래도록 각인된 생존 수단이다. 젖먹이가 우는 거나 웃는 거나 실은 젖을 더 얻어먹기 위한 거짓말인 경우가 대단히 많다.
일본인 사무라이들이 후카시(ふかし, 어깨가 높이 솟은 것처럼 옷깃을 높이 올리는 것)를 넣어 덩치가 크고 힘이 센 것처럼 상대를 속이는 것, 이마에 시커먼 분칠을 하거나 문신을 하여 상대를 겁먹게 하는 것도 역시 속임수다.
오늘날 여성들이 성형수술을 하여 본인의 얼굴을 바꾸는 것 역시 원하는 남성을 차지하기 위한 속임수다. 이른바 필요 이상 만드는 스펙이라는 것도 누군가를 속이기 위한 것이다.
<손자병법>의 저자 손무나, 이를 세상에 편 조조는 가장 뛰어난 전략전술로 속임수를 들었다.
"전쟁이란, 속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게 능력이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군대가 없거나 적은 것처럼 보이게 하고, 가까운 곳을 보고 싶을 때는 먼 곳을 보는 것처럼 속일 것이며, 먼 곳을 보려 할 때는 가까운 곳을 보는 것처럼 적을 속여야 한다.
적이 이길 것처럼 보이게 해주어 함부로 행동하게 하고, 그들이 혼란할때 들이쳐 다 빼앗는다. 상대가 충실하면 지키고, 상대가 강하면 싸움을 피한다. 상대가 분노하면 부추기고, 나를 얕보아 교만하게 하라.
상대가 쉬려 하면 갑자기 쳐들어갈 것처럼 소란스럽게 하여 그들을 지치게 하고, 적을 돕는 사람과는 이간을 시켜 서로 믿지 못하게 하라. 준비가 없는곳을 공격하고, 칠 때는 불시에 출격하라. 이것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니 상대가 알아서는 안된다."(이하는 생략)
* 사기꾼이 이토록 많은 것은, 사기꾼은 얼굴이 험상궂게 생기고, 낯짝이 찌그러져 있으면 좋으련만 이쁘고 잘 생기고, 키 크고, 인상 좋고, 옷까지 잘 차려 입고 있으니 웬만하면 속지 않을 수가 없다.
거짓말하는 사람들, 암각화. '거짓말의 기원과 진화'에 대한 자세한 글은 여기, 회원만 볼 수 있지만... https://cafe.daum.net/biocode/4F2Y/258
* 내 사전에 나오는 거짓말의 종류(이재운 우리말잡학사전, 우리말어원사전, 우리한자어사전 등). 교양인이라면 그 차이를 알아두는 게 좋다. 사기꾼은 볼 필요 없고.
* 기만(欺瞞) : 거짓말하고(欺) 눈속임을 하다(瞞). 欺는 귀를 속이고, 瞞은 눈을 속인다는 뜻이다.
* 기망(欺罔) : 아무 거짓말이나 되는대로(欺) 함부로 던져 상대를 속이려 들다(罔). 거짓말을(欺) 마치 그물 던지듯이 마구 하다(罔).
* 사기(詐欺) : 말을 바꿔 속이고(詐), 한 눈 팔게 하여 숨기고 감추다(欺).
* 위선(僞善) : 착한 듯이 꾸며(善) 속이다(僞).
* 허위(虛僞) : 텅 비어 아무 것도 없거나(虛) 있는 것처럼 일부러 꾸미다(僞).
'파란태양 > *파란태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청래 망언 해설 1 (0) | 2022.04.06 |
---|---|
이재명의 역술인, 김건희의 무속인 (0) | 2022.04.06 |
지옥에서 살기는 참 힘들다 (0) | 2022.04.04 |
노무현의 꿈 '전시작전권 회수'에 실패한 문재인 (0) | 2022.04.04 |
미투, 돈 안줘서 터진다? (0) | 2022.04.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