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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운 작품/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모두가 다 우리말을 잘할 수는 없지만

- 중앙사고수습본부
“이날 오후 6시 25분쯤 28층에 매몰돼 있던 실종자 A씨(60대)를 구조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 조선일보
"광주 붕괴 아파트 두번째 실종자 수습...28층서 발견"
우리말을 모르는 공무원들이 <구조(救助)>라는 말을 썼다.
救助는 위기나 곤경에 처한 이를, 현장에 뛰어들어 구하고, 힘써 돕는다는 말이다.
收拾은 시신을 거두어(收) 널에 담다(拾)이다.
모두가 다 우리말을 잘할 수는 없지만 정부를 대신하거나 언론사 명의로 기사를 낼 때는 책임감을 무겁게 가져야만 한다.
공무원은 아무 소리나 지르고 사라지면 그만인 문빠나 태극기 부대가 아니잖는가. 공무원이 우리말을 오염시키면 막을 길이 없다.
조선일보가 정부의 '구조' 보도문에도 불구하고 수습이라고 쓴 것은 참 잘했다.
* 너희는 멋대로 거짓말하고 가짜뉴스 따라 춤추거라.
나는 찬 바람 부는 저 들판에 앉아 숨 몰아쉬는 툼모(Tummo) 수행자처럼 한자와 일본어에 녹슬고 찌든 우리말을 갈고 다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