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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운 작품/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언론 기사가 언어 생활을 더 어지럽게 이끌어

방송 보도 글의 문제점은 너무 많이 일일이 거론하기도 귀찮다.

그나마 신문 기사는 정제된 편에 속하는데, 그런 가운데 사려깊지 못한 부분이 있어 지적한다.

오늘 조간을 보니 '학력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37·사진)'이란 기사가 뜬다.

유감이다. 이 사람은 위조된 서류로 교수직에 임용되었기 때문에 그 임용 자체가 취소된 사람이다. 그러므로 '전동국대교수'라고 하면 안된다.

 

요즘 학사장교인 아무개 소위가 대학 입학 수능 고사에서 커닝을 했다는 이유로 입학이 취소되자 덩달아 장교 임용도 취소되고, 장교가 아니라 이등병으로 재입대한다는 뉴스가 있었다. 이 사람을 두고 앞으로 '전 아무개 소위' 이럴 건가?

 

신정아란 사기꾼에 대해 적절한 수식어를 만들어 내는 것도 기자의 일에 속한다. 쉽게 가지 말고, 남 따라 가지 말고, 방송기자들이 한다고 나도 괜찮겠지 하지 말고 노력을 더해야 한다. 방송은 날아가버리지만 글은 남는다. 툭하면 '천재소년 아무개', ' 마린보이 아무개', '천만달러 소녀 아무개' 이렇게 유행어처럼 기사를 써서는 안된다.

 

지금으로서 신정아에 대한 가장 적절한 수식어는 '가짜교수'인 것같다. 굳이 하려거든 '가짜교수 신정아'라고 해야 한다. 신정아가 나올 때마다 끌려다니는 동국대는 얼마나 속이 상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