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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파란태양*

사임당 님, 이름 찾느라 고생했네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참 못된 버릇이 있다.

멀쩡히 있는 이름을 두고 꼭 호를 부른다.

전에는 조조도 맹덕, 유비는 현덕, 이런 식으로 불러야만 통하던 시대가 있었다.

화독(華毒)이 덜 빠졌을 때 얘기다. 지금이야 다 이름을 쓰지만 전에는 참 가관이었다.

물론 관 쓰고 살던 조선시대, 특히 모화하고 사대하던 시절에는 그게 법도였으니 그때까지 거슬러 올라가 시비하고 싶진 않다.

다만 이 대명천지 자유대한민국에서도 그러니까 문제다.

왜 멀쩡한 허초희를 허 난설헌이라고만 부르고,

왜 멀쩡한 신인선을 신 사임당이라고만 부르는지 참말 이해가 안된다.

신인선이라는 이름 석 자 찾느라고 그간 고생이 많았다.

 

<전에 쓴 글 읽기>

 

신인선(申仁善)

 

이 좋은 이름을 두고 왜 중국 냄새가 풀풀 나는 사임당이란 호를 애지중지하는지 그이 후손들이나 학자들 태도가 의아하다. 그땐 중국을 무슨 신앙하듯이 할 때니 그랬다 치더라도 지금은 그러지 말아야 한다. 알다시피 사임당은 순수한 창작명이 아니고 주나라 문왕의 어머니 태임(太任)을 본따 지은 것이라고 한다. 자기도 문왕 같은 아이 하나 나보겠다고.

 

또 나쁜 것 하나.

양반집 부인들은 호로 부르고, 상민집 부인들은 이름만 부르는 것도 차별이다.

사임당 신씨, 난설헌 허씨라고 하는데, 신인선, 허초희라고 하는 게 맞다.

춘향, 논개로만 불리는 이들도 또박또박 성씨 붙여 성춘향, 주논개라고 부르는 게 맞다.

 

이런 것 하나에도 원칙이 있어야 한다.

신인선이란 이름을 그의 문중에서조차 부르지 않고 늘 사임당 사임당 올려부르다 보니 본명이 뭔지 아는 사람이 드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