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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파란태양*

사임당 신인선 씨 영정을 놓고 왜 최씨들이 반대하지?

나는 오만원권 지폐에 사임당 신씨 얼굴이 들어가는 걸 반대한다. 그이는 신인선이란 이름이 버젓이 있는데도 중국에서 따온 사임당이란 호로만 불리고, 단지 조선시대의 평범한 선비 이이란 이의 어머니란 사실만이 유일한 사실 아닌가. 설마 그림 몇 점 그린 공로로 들어간 건 아닐 것이다. 혹시 남편 바람 피워도 잘 참고 살았다고 해서 그러는 건 아닐 것이다. 아들 과거 시험 내리 장원시킨 공로를 인정한 것도 아닐 것이다. 그러면 고승덕 변호사(사법최연소, 행정수석, 외무차석 합격) 어머니가 화폐 인물로 들어가는 게 나을 테니 말이다.

그럼 왜 그이가 선택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다. 이이의 어머니가 그리 대단한 것이라면 이순신의 어머니도 있고, 세종의 어머니도 있고, 참 좋은 분들 많으신데, 굳이 이름도 없는 분을 추천한 이들은 무슨 생각으로 그러셨는지 모르겠다. 사임당 신씨는 억울하게 비난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오늘 뉴스를 보니 문중에서 오만원권 지폐의 신씨 영정이 딴판이라고 항의하는 모양인데, 이 기사는 여러 가지로 어리둥절하다.

우선 신인선의 성씨인 신씨 문중도 아니고, 그이 남편은 덕수이씨라는데 이씨 문중도 아니고, 어머니는 강릉이씨라는데 이 문중도 아니고, 엉뚱하게 최씨 문중이 들고 일어난 모양이다. 이게 지금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영정이야 이 영정이나 저 영정이나 눈감고 그린 건 마찬가진데 따질 것도 없지만, 느닷없이 최씨가 나섰다니 의아할 따름이다. 그래서 왜 최씨인가 보니 신인선의 아버의 외갓집이 최씨인가 보다. 오, 이런 세상에. 그럼 신인선의 할머니의 친정집 아닌가. 이런 식으로 따지면 대한민국에 안걸리는 문중이 없겠다만, 좀 생뚱맞다. 신씨, 이씨는 다 어디 가셨을까 궁금하다. 오죽헌에 있는 영정도 최씨들이 의뢰해 그린 작품이라는데... 왜 나만 궁금하고 기자는 하나도 안궁금할까.

* 아버지의 외가는 진외가(陳外家), 할아버지의 외가는 증외가(曾外家), 증조할아버지의 외가는 고외가(高外家)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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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전문>

만원 지폐 신사임당 얼굴 논란

강릉최씨 문중 "표준영정과 딴판" 주장
이종상 화백 "예술을 몰라서 하는 소리"
방현철 기자 banghc@chosun.com
 

 

 

 

한국은행이 오는 6월 발행할 5만원권 지폐의 신사임당 얼굴이 표준영정과 다르다는 주장이 나왔다.

신사임당의 진외가(陳外家·아버지의 외가)인 강릉 최씨 대종회는 1일 "한은이 발표한 화폐 속 인물은 신사임당 표준영정과 딴판이다"며 "지난 26일 종친회 간부 12명이 모여 논의한 끝에 신사임당 얼굴을 원상회복해 줄 것을 한은에 정식 요청키로 했다"고 밝혔다. 최선규(崔璿圭) 대종회 회장은 "신사임당 표준영정은 얼굴이 길쭉한데, 지폐 시제품 속 얼굴은 둥글다"며 "5000원권 지폐에 나오는 (신사임당 아들인) 율곡 이이의 얼굴이 길듯이 신사임당의 얼굴도 길쭉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신사임당이 돌아가신 게 48살인데 지폐엔 주름이 없어 30대의 얼굴로 바뀌어 있다"며 "문중 중 한 분은 기생의 얼굴을 그려 놓은 게 아니냐고 격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 5만원권 지폐 앞면(왼쪽), 신사임당 표준영정(오른쪽).
현재 강릉 오죽헌에 보관돼 있는 신사임당 표준영정은 1986년 정부가 지정한 것으로, 강릉 최씨인 최옥자(崔玉子) 세종대 설립자가 이당 김은호(金殷鎬·1892~1979년) 화백에게 의뢰해 제작했다. 강릉 최씨는 신사임당의 아버지 신명화의 외가이다.

한은의 의뢰로 이번에 화폐용 신사임당 영정을 그린 일랑 이종상(李鍾祥) 화백은 "화폐용 영정은 표준영정을 기본으로 해서 그렸다"며 "얼굴 모양은 측면으로 0.1도만 돌려도 느낌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화백은 또 "화폐용 영정도 예술 작품인데, 원래 그림과 다르다는 지적은 예술을 모르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원래 그림을 화폐용으로 축소하다보면 선이 생략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화백은 김은호 화백의 제자로, 24살 때 최연소 국전 추천작가로 등단한 한국 미술계의 원로작가이다.

한국은행은 "화폐용 영정은 표준영정을 바탕으로 신사임당 생존 때 두발, 복식을 전문가 자문을 받아 신규 제작했다"며 "얼굴 형태는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에 다시 제작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