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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파란태양*

인간의 이중성-꽃보다 남자

지난 토요일 저녁에 딸과 제수가 눈 빠지게 보는 텔레비전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함께 보았다. 보는 중에 내가 채널을 돌리라고 몇 번이나 소리쳤는데 아무도 내 말을 듣지 않았다. 동생도 눈을 껌벅이며 그냥 보고, 일곱살 난 조카도 마냥 재밌는지 킬킬거렸다. 동생이 쉰이고, 제수가 마흔다섯이니 할 말 다 할 수가 없다.

 

대체 <꽃보다 남자>라는 저 해괴한 제목이 무슨 뜻이냐고 물어도 그냥 본단다. 난 'F4'라는 말이 나오길래 자동차경주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 얘긴가 했더니 재벌 자식들 얘기란다.

이 날 본 드라마는 내 관점만으로 보자면 쓰레기통으로 직행해 마땅한 이야기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도 저렇게들 재밌게 보고, 오락 프로그램마다 '꽃남 꽃남'으로 날을 지샌단다.

 

이 날 내가 본 장면 중 기가 막힌 것은 갓 스무살 밖에 안된 재벌 자식놈 생일 날에 무슨 광복절 기념식마냥 호사스럽게 잔치판을 벌이는 것이었는데, 삼성을 비난하고 한화를 비난하던 그 많던 사람들이 다 어디 갔나 싶을 만큼 놀라웠다. 옛날에 재벌자식놈들이 어울려 다니며 온갖 못된 짓을 일삼은 적이 있었다. 늙은 지금도 그 버릇을 버리지 못해 제 아들 놈이 술집에서 얻어맞았다고 직접 찾아가 때려주는 수고까지 한다.

 

현실의 재벌이 나오면 입에 거품 물고 덤비는 인간들이 왜 드라마에 나오는 더 저질스런 재벌들한테는 그토록 열광하는지 모르겠다. 그게 다 한화 김승연의 아들 같은 애들일 텐데, 재벌들이 음으로 양으로 후원하는 드라마란 말인지....(광고 누가 협찬하는지 봤어야 하는데)

 

그리고 플롯이 극적이면 소설같다고 하고, 비현실적이면 만화같다고 하는데 우리 사회는 만화 스토리에 더 열광하는 것같다. 현실이 너무 재미없어서 그런지, 소설이 재미없어서 그런지 요즘 우리 사회가 '만화' 쪽으로 많이 기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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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남자>란 말이 뭔가 궁금해 검색해 보니.............. 

 

일본 속담에 ‘꽃 구경보다 새알 떡(花より團子)’이라는 말이 있다.

예전에는 ‘금강산도 식후경’ 정도로 소개 됐으나 요즈음은 ‘꽃보다 경단(瓊團)’으로 해석하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이 말은 옛날 꽃구경 갈 때는 도시락 대신 떡, 그것도 팥죽에 넣는 새알 같은 둥근 떡을 갖고 갔었던 것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러나 어른들은 몰라도 애들은 꽃구경은 둘째고 ‘당고’ 달라고 떼를 쓰기 일쑤였다. ‘겉보다 실속’이라고나 할까?.

 

요즘 KBS2TV에서 방영되고 있는 ‘꽃보다 남자’의 원제는, 잘 알려진 대로 일본의 ‘꽃보다 당고(團子)', 즉 꽃 구경보다 새알 떡(경단)에서 유래된 것이다.

1992년 일본의 만화작가 가미오 요오꼬(神尾葉子)는 12년간 소녀만화 ‘꽃보다 남자‘를 ’마거릿‘이라는 만화잡지에 인기리에 연재했었다.

 

男子는 원래 ‘단시‘라고 읽어야 하지만, 작가는 여기서 ‘당고(團子)와 남자(男子)의 발음이 유사한 것을 이용해서 억지로 꿰맞추어 ’당고‘라고 읽게 하여 속담을 그대로 만화작품 타이틀로 만들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지금 일본 인터넷 검색사이트에 들어가서 ‘꽃구경보다 새알 떡(花より團子)’이라는 속담을 검색해보면, 신조어인 ‘花より男子’가 줄줄이 도배하다시피 이어져 나오고 오히려 원래의 속담은 멘 뒷전으로 밀려나 있을 정도다.

 

꽃보다 남자는 1997년 일본에서 만화영화로 제작됐으며, 2001년에 타이완CTS에서 유성화원(流星花園 - Meteor Garden, Liu Xing Hua Yuan)이라는 이름으로 드라마화 됐었다.

 

타이완에서는 원작과는 달리 대학교가 무대로 설정됐다.

이를 2003년 10~12월까지 일본 BS TV에서 역수입, ‘流星花園-꽃보다 남자’라는 제목으로 방영한 바 있다.

 

2005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일본 TBS TV에서 최초로 드라마화 했는데, 여주인공 츠쿠시 역할로 나온 이노우에 마오(井上眞央, 출연당시 18세)는 열렬한 축구팬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