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인들은 가축을 길러 먹고사는 사람들이다.
요즘 소값이 떨어져 고생이 많은가 보다. 잠시 머리 식히려 텔레비전을 틀었는데, 한국방송 채널 9에서 짜증나는 시사프로그램이 나온다.
송아지 대여섯 마리가 시름시름 앓다 죽어나간다.
이 축산인이 말하기를, 이 송아지들이 가벼운 설사병에 걸렸는데 약값이 3만원이란다. 그런데 송아지값은 2만원이란다. 1만원 차이가 난다는 말이다.
그는 말한다. 떳떳이 말한다. 뻔뻔하게 말한다.
- 3만원이면 건강하고 튼튼한 송아지를 살 수 있는데, 왜 비싼 약을 먹이겠어요.
그래서 죽게 그냥 두었다가 지금 시신을 거두는 중이라는 말이다.
당연한 일이며, 다른 축산농가들도 그럴 거라고 우긴다.
다른 놈들이 다 그러면 이 사람의 죄는 없어지는가?
생명을 이렇게 천시하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
이 송아지들 길러 텔레비전도 사고, 자동차도 사고, 자식들 교육도 시켰을 텐데 왜 그 고마운 송아지를 함부로 대한단 말인가. 생명에 대한 예의가 없다.
우리 늙은 개들, 너무 늙어 단돈 1만원 가치도 없을 때 난 큰돈을 들여 수술해주었다. 수술을 안해주면 바로 죽기 때문이다. 돈이 넘쳐 흘러 그런 게 아니라, 살릴 수 있는 생명이니 돈 아까운 줄 모르고 일단 살리고 보는 것이다.
살려놓았다고 대단한 경제 가치가 생기는 게 아니라 저하고 나하고 살아온 십수 년 지나간 세월, 그 정이 사무치고 아까워서 그런 것이다.
송아지를 수십 년 길러왔다는 저들이 소값 좀 잠시 떨어졌다고 원수 보듯이 하고, 3만원 하는 약을 사주기만 하면 낫는다는데 그걸 죽게 그냥 방치하다니, 저러고 뉴스 카메라 들이대면 '자식같이 기른...' 하고 새빨간 거짓말을 늘어놓는다. 정말 자식처럼 여겼다면 그럴 리가 있겠는가.
이런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는 게 슬프다. 그들이 참말 밉다.
축산 농민 중에는 적자에 허덕이다가 자살하는 사람도 있다지만, 1만원만 손해보면 살릴 수 있는 생명을 죽도록 내버려두는 저 사람들, 난 용서할 수가 없다. 제발 꼭 벌 받아 생명 가치를 절절하게 느끼시길.
에휴, '워낭소리'는 워낭소리일 뿐 현실은 영 딴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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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한 프로그램에서 미숙아로 태어난 송아지 두 마리를 실내로 들여와 4시간마다 우유를 먹이고, 오줌똥 치워가며 물수건으로 털을 닦아주는 축산농 부부 이야기를 보았다. 낮에는 송아지를 안고 가 어미 젖을 빨도록 몸을 대주었다. 키가 자라 스스로 어미젖을 빨 때까지 즐거이 그러겠단다. 아, 다 그런 건 아니구나 싶다. 앞에 저놈 같았으면 그까짓 송아지 죽도록 내버려뒀을 텐데, 그러면 그렇지 그놈만 나쁜 놈이지 다 그럴 리가 없다. 저깐 쓰레기 하나 때문에 괜히 열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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