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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사람들/절 많이 다니면 깨달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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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월정사
내소사 내장사
경주 감은사지 연꽃 연꽃을 만나면 하염없이 바라본다. 연꽃에 내 얼굴을 비쳐본다. 더러운 흙탕물에 뿌리를 내렸지만 어찌 저렇게 아름다운 꽃이 피어날까. 초등학교를 퇴학당한 뒤 기찻간을 돌아다니며 신문팔이한 소년이 에디슨이 된 것처럼, 미숙아로 태어나 비실거리던 품앗이 농사꾼이 뉴턴이 된 것처럼, 커서 제대로 사람 노릇이나 하겠느냐며 조롱받던 낙제생이 아인슈타인이 된 것처럼, 철저한 계급사회에서 태어난 약소국의 왕자가 붓다가 된 것처럼, 아버지보다 수십 살 어린 무당의 아들로 태어난 시골아이가 공자가 된 것처럼, 미혼모의 아들로서 마굿간에 태어난 아이가 예수가 된 것처럼, 아버지가 살해된 뒤 줄곧 도망다니던 한 소년이 칭기즈칸이 된 것처럼 남 탓하고, 남 욕하고, 남 밀어내고, 남 업신여기는 이 더러운 사회에서 꽃처럼 아름다..
갈 곳 없는 <부처님 오신날>-예산 향천사 친구가 주지로 있는 거창 금봉암에 가려고 집을 나섰는데, 도로가 너무 막힌다. 도리없이 어머니 집으로 갔다. 마침 새벽에 논에 나갔다가 살짝 온 뇌경색으로 깜짝 놀란 집안 형이 있어 찾아가 은행을 구워 먹는 법을 시연하고, 이것저것 주의사항을 알려드렸다. 촌수 따져 형이지 나이..
가을 심곡암에 가다 내 친구 자륜, 자륜의 문도 원경(심곡암 암주)과 함께 가을 심곡암을 방문했다.허, 나만 사진이 한 장도 없네. 카메라 든 사람은 이래서 늘 후회한다. 다녀온 증거는 남겨야 하는데, 차향도 사라지고 기억도 가물거린다. 자륜은 마음이 맑아서 안색이 참 좋다. 누가 쉰셋이라고 봐주질 않는..
고추 따는 어머니-불국사 석굴암 경주에 놀러간 어머니는 어딜 가나 고추 걱정이다. 고추가 붉게 익어 어서 따 말려야 하는데, 이 소리 뿐이다. 집에 모셔다 드리자마자 고추밭으로 내달리신다. 경주 석굴암 가는 길에 한 여성이, 휠체어 타고 가는 어머니를 보더니 한 소리한다. "저런 노인네가 이런 덴 뭐하러 오는지 몰..
옴마니반메훔의 한자 표기-청룡사 지난 주 토요일에 안성 청룡사에 갔다가 옴마니반메훔이라고 적힌 그림(엄연한 문자인데 내 눈에는 그림으로 보인다)을 보고 문득 느낀 바가 있어 적는다. 옴마니반메훔은 티벳 불교에서 널리 쓰이는 주문이다. 우리나라 불교에서도 널리 쓰고 있는 대표적인 주문이기도 하다. 이 주문의..
남녘 사찰 순례기 2008/11/12 (수) 21:37 아침 6시, 김해 장유의 청라선원을 떠나 해남대흥사로 향했다. 이날 두륜산 대흥사 - 달마산 미황사 - 만덕산 백련사 - 모후산 상적암 - 조계산 송광사까지 순례했다. 동행은 자륜, 내 친구요, 세 가지 보배 중 하나인 승(僧)이다. 승이 없으면 법이 없고, 법이 없으면 불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