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일은 우리 도조가 비명을 지르다 떠난 날이다.
갈 때 너무 고통스러워 하루 종일 울었다. 가기 전날도 울었다.
나도 울고 식구들도 울었다.
기어이 하늘이 맑고 햇빛이 좋은 시각을 정해 안락사를 했지만, 일년이 지나도 여전히 그립고,
어쩌다 도조 사진을 마주치면 미칠 것 같다.
더 잘해줄 걸 하는 뻔한 회한이 몰아친다.
부질없는 생각이지만 당장 힘이 드니 그렇다.
개로 살았다지만 19년 삶이란 얼마나 길고 사연이 많은가.
내 머릿속 곳곳에 그 기억들이 파편처럼 박혀 있다.
언제고 다시 만날 날이 있으려니 믿으면서 아쉬운 마음을 달래본다.
돌아가신 아버지께도 기도를 드려 그날까지 좀 잘 데리고 있어달라고 청해본다.
다른 아이들에게도 싸우지 말고 내가 갈 때까지 행복하게 지내달라고 호소해본다.
하루 전, 절에 놀러갔다가 아는 노법사님께 영혼이 있느냐고 여쭈었다.
불가에서야 당연히 영혼이 있어 윤회도 한다지만, 난 과학적으로 사실인지 물었다.
혹시 과학적으로 이성적으로 나를 설득해주실 수 있느냐고 분명히 여쭈었다.
그래서 말씀하신다.
당신도 일흔이 넘으셔서 그 생각을 많이 하시는데, 영혼은 일종의 에너지가 아니겠는가 말씀하신다.
에너지란 말하자면 기라는 건데, 에너지는 물질이 되기도 하여 사람으로 있는 동안은 물질로 존재하고, 생명이 죽으면 에너지로 바뀌어 존재할 것이라는 추론을 하셨다. 아인쉬타인의 E=MC2를 말씀하시는 것이다.
그래도 물리법칙으로 설명을 들으니 한 가닥 희망을 얻는다.
집사람이 도조 보고 싶다고 가끔 울적해할 때가 많아, 오늘 도조한테 다녀오자고 하니 싫다고 한다. 땅에 묻혀 썩어가는 게 도조일 리가 없으니 그런다. 도조는 가장 건강할 때 모습으로 어딘가 따로 있을 것만 같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무덤을 파면 거기 도조의 유골이 있다. 큰 돌로 눌러놨으니 어디 갈 리가 없다. 그러나 그건 도조가 아니다.
하루 종일 도조를 생각한 터라 혹시나 했지만 꿈에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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