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부자 절 주지 더 해먹겠다고 온갖 흙탕물을 튀기는 스님이 무슨 민주화투사처럼 여겨지는 세상이다. 여기 교훈이 있다.
서암법공(瑞巖法恭: 1102~1181)은 중국 남송시대 조동종의 스님이다.
서암은 스님이 머물렀던 곳의 지명이고, 속성은 임(林)씨며 절강성 명주 봉화현 출신이다.
그의 어머니 양(楊)씨는 당대의 사람들에게 불광도인(佛光道人)이라 불리었다.
아들이 출가하나 이후 공부는 하지 않고 오랫동안 천동사 굉지선사 밑에서 주지직을 맡으며 크고 작은 살림살이 소임을 보고 있다는 걸 알았다. 어머니는 아들이 절 살림만 사는 사판(事判)으로 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이 못마땅했다. 당장 절로 달려가 이렇게 다그쳤다.
“네가 출가한 것은 본래 생사대사(나고 죽는 큰일)를 해결해서 부모를 제도해주기 위함인데, 대중을 위해 소임을 맡아보고 있는 시간이 너무나 길구나. 인과를 밝히지 못한다면 그 화(禍)가 나중에 지하에 있는 어미인 내게까지 미치게 될 것이다. 부디 이 점을 명심하고 명심하여라.”
그 순간 서암스님은 크게 발심하여 바로 주지직을 버리고 정진의 길로 나섰다.
서암스님은 15세에 서진선원(棲眞禪院)의 칙소(則韶) 화상에게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 호심사에서 ‘남산율(南山律) ․ 천태학(天台學)’을 수학하고, 천동산의 굉지정각(宏智正覺) 스님에게서 득법한다. 바로 여기서 절 살림을 오랫동안 맡아 하다가 어머니의 이 한마디 경책을 듣고 다시 크게 분발한다.
서암스님은 제방을 다니며 부지런히 공부하여 깨달음을 얻은 뒤, 다시 천동산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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