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눈을 갖자
사람들은 말한다, 뉴턴 같은 천재 물리학자는 몇 세기에 한 명 날까말까한 인물이라고. 그러나 현명한 사람이라면 그렇게 말해서는 안된다.
뉴턴 같은 천재는 사실상 충분히 존재한다. 지구 인구 50억 중에 그 정도 두뇌는 넉넉하게 있다. 아프리카에도 있고, 동남아시아에도 있고, 남미에도 있다. 다만 생각이 미치지 않다보니 그 인물을 뉴턴으로 보지 못하고, 흔해 빠진 과부의 자식으로 여기다 보니 이런 인물들이 역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연기처럼 사라질 뿐이다.
그러므로 몇 세기에 한 명 날까말까하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그런 천재를 알아보는데 몇 세기가 걸릴 뿐이라고 말해야 한다. ‘뉴턴’급 인물이 아프리카에서 사냥을 나갔다가 뱀에 물려죽었는지도 모르고, 코소보 내전에 휩쓸려 총을 맞아 죽었는지도 모르고, 중국의 궁벽한 농촌에서 화전을 일구고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뉴턴보다 더 뛰어난 재능을 가졌다고 평가되던 인도 출신 수학자 스리니바사 라마누잔은 열다섯 살 때 도서관에서 수준이 너무 높은 수학책을 빌려가는 게 사서의 눈에 띄면서 주변에 재능이 알려지기는 했지만, 그뿐이었다. 집안이 너무 가난해서 공부를 시킬 수가 없고, 더구나 라마누잔의 계급은 인도란 나라 안에서는 감히 공부를 할 수 없는 불가촉 천민이었다. 천민은 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주인’을 위해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카스트 제도가 진실을 보는 눈을 멀게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마누잔은 마침내 1914년 영국 수학자 하디에 의해 발견되었다. 하디는 라마누잔을 보고 위대한 수학자가 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왜 하디는 그의 천재성을 알아보았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러지 못했을까. 특히 라마누잔의 가족들은 왜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어찌 됐든 라마누잔도 뉴턴처럼 당시 세계 최고라는 캠브리지대학으로 갈 수 있었다. 그러나 너무 늦어버렸다. 그는 스물여덟 살이나 되어 있었다. 뉴턴보다 10년도 더 늦게야 발견된 것이다.
라마누잔은 불과 2년 뒤 30세의 젊은 나이로 로열 소사이어티 회원이 되었다. 하지만 어려서 너무 먹지 못하고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는 일년 뒤인 서른한 살에 병을 이기지 못하고 인도로 귀국, 이듬해에 죽고 말았다.
천재를 이런 식으로 죽여놓고 세상은 뉴턴 같은 천재는 몇 세기에 한 명 날까말까하다고 무책임하게 말한다. 기회를 줘보지도 않고 무능력하다고 비난하고, 일을 맡겨보지도 않고 실적이 없다고 무시한다. 한 생각만 돌렸어도, 마음의 눈으로 잘 들여다보기만 했어도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새로운 생각을 주저한다. 보고도 못본 척한다. 그래서 인도의 가난한 뒷골목에서는 천재가 태어날 리 없다고 믿고, 거기 어깨가 쳐진 채 힘없이 걸어다니던 라마누잔을 보고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은 것이다. 생각이 미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보지 않는다. 눈이 있어도 소용이 없다. 그가 가지고 있는 눈은 인간의 눈이 아니라 동물의 눈일 뿐이다.
우리는 지금부터 지혜의 눈을 갖는 법을 연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이기는 법이다. 이기는 법이란 바른 길이고, 정의로운 길이며, 가야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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