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법칙은 참으로 신묘하다.
내가 아는 가장 멋진 '이기는 법칙'은 현란한 손자병벙이 아니라 진화론을 주창한 다윈의 사소한 관찰인 것같다. 그는 살아남는 종은 강한 종이 아니라 변화하는 종이라고 말했다. 즉 세상은 수시로 변하는데, 이 변한 조건에 얼마나 빠르게 자신을 맞추느냐에 사활이 걸려 있다는 말이다.
인간보다 이빨이 강한 악어, 사자, 호랑이는 지금 동물원에 갇혀 있다. 인간이 보호해주지 않으면 그들은 멸종하고 말 것이다. 덩치가 큰 코끼리, 코뿔소, 하마 등도 인간의 보호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사바나의 최약체 인간은 맨날 도망만 다니다가 마침내 활로 즉 살 길을 찾은 것이다.
숨 헐떡이며 뛰다보니 그 느린 발로는 그들을 이길 수 없고, 맞서자니 그들의 이빨이나 덩치를 이겨낼 수 없다는 걸 알았다. 그때 그들이 알아낸 비결은 바로 동물들의 머리가 인간보다 나쁘다는 것이었다. 속이면 속더라는 것이다. 인간은 마침내 그들보다 나은 머리를 이용하여 맹수들에 맞서기 시작했다. 맹수들이 할 수 없는 것, 바로 함정을 파거나 화살을 깎아 쏘고, 그물을 엮어 던지고, 불을 붙여 대항하는 것 등이었다. 인간은 마침내 머리라는 무기를 가진 사바나 최고의 맹수가 되었다.
오늘날 우리나라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세계 굴지의 자동차 완성업체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들이 처음부터 부품을 잘 만들었을까. 아니다. 대기업인 현대, 기아, 대우, 삼성 같은 데서 장기 어음 끊어주고, 단가 후려치고, 갖은 장난을 하니 죽지 못해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다보니 저렇게 된 것이다. 대기업 노조는 사측을 밀어붙여 이익을 챙겨가고, 그러면 대기업은 하청업체를 밀어붙여 손해를 보전한다. 결국 하청업체 뜯어다 대기업 노조 먹여 살리려고 단가 후려치며 싫으면 관둬, 이렇게 협박했다. 하청업체들이 알아서 생산원가를 줄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으니 죽을 고생을 해서 생산효율을 높이거나 품질과 성능을 향상시킨 것이다. 그렇게 가까스로 살아남으면 대기업과 대기업 노조가 또 조져대고, 그렇게 목숨만 잇자고 기를 쓰다보니 어느새 세계 최고의 부품업체가 돼버린 것이다. 그사이 부품업체 직원들 고생은 아무도 안알아준다.
이것이 바로 뱀을 두드려패 용을 만드는 비결이다. 그러니 시련을 두려워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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