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두뇌로는 이 세상을 재단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나라 역사상 최고의 발명가라 할 수 있는 세종 이도가 훈민정음을 만들어 반포하기까지 우여곡절을 다룬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가 방영되었다. 보진 않아 극이 어떻게 전개됐는지 모르겠다.
다만 훈민정음 발명가 세종 이도가 사망한 이후 한글은 다시 지하로 묻힌다.
그러고는 무려 400여년이 지나서 전혀 뜻하지 않게 기독교 선교사들에 의해 살아난다.
이 400년 동안 한글은 암클이요, 언문이요, 반절일 뿐이었다.
기득권이란 이처럼 공고한 것이다.
- 훈민정음 해례본 일부
진실을 바라보는 눈은 차갑고 날카로워야 한다.
위대한 발명품 훈민정음도 실용화에는 실패한 것이다.
세종 이도는 발명가일 뿐 기득권의 저항에 부딪혀 보급에서는 실패했다.
하지만 세상의 힘이란 결국 민주(국민이 주인인)에 있듯이 백성들이 간절히 원하는 바에 따라 기어이 한글이 우리나라 문자로 자리잡았다.
긴 세월이 흐르긴 했지만 대한민국 공식 문자는 훈민정음이고, 우리는 이 문자에 힘입어 문맹률을 거의 0에 가깝게 낮춰버렸다. 한자를 쓰던 시절의 문맹률은 90퍼센트 이상이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실용적으로 쓰이기는 대단히 어렵다.
그런 점에서 훈민정음은 기어이 성공한 것이다.
아직 훈민정음을 갈고다듬을 게 많지만 이만한 것도 얼마나 다행인가.
한자를 같이 써야 한다는 사람들이 많지만 나는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한자 한문을 깊이 알고 연구한 사람으로서, 그런 건 나같은 일부 전문가들이 잘 알고 있으면 되지 전국민이 시커먼 한자를 끙끙거리며 쓸 필요는 없다. 한자 안쓴다고 전통과 단절될 일도 없다.
물론 더 노력해야 한다. 한자 한문의 도움없이 한글이 독립할 때까지 우리말을 소중히 다루고 다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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