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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힘/바니 도란 도조 도쉰 다래

아침에 일어난 기적

애견일기 2 | 2008/10/24 (금) 20:25
 
눈물겹도록 행복하다.
우리집 장애견 바니가 드디어 장애를 극복해냈다.
 
디스크에 걸려 큰 수술을 받은 지 올해로 1년여, 그간 걷지 못해 쪼그려 앉아 살고, 소변을 보지 못해 늘 짜줘야만 했다.
주인인 내 외출이 길어져 심하게는 열두 시간만에 소변을 짜준 적도 있다.
그러다 보니 요로감염 증세로 몇 번이나 치료를 받았다.
더구나 요 몇달간 그런 바니를 9월 30일까지 치우라는 어떤 이의 으름짱도 있고 해서 더 열정적으로 재활에 매달렸는데, 불과 세 주 전인가부터 마침내 벌떡 일어나 걷기 시작하더니, 오늘 아침 드디어 기적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바니가 스스로 소변을 본 것이다.
그걸 바라보는 내 감격이란 어디 비유할 데가 없을 정도였다.
아, 드디어 우리 바니가 장애를 극복해냈구나!
너무나 기분이 좋아 동네 사람들에게 "보세요! 우리 바니가 오줌을 누었어요!" 하고 소리치고 싶었다.
오늘은 2008년 10월 24일, 우리집 장애견 바니가 장애견이 아닌 그냥 애견이 된 날이다.
병원에서는 평생 걷지 못할 것이라고, 평생 오줌을 짜줘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을 때 바니 나이 8살을 감안하고 보면 내가 10년 이상 뒷바라지를 해야 한다는 그 계산앞에서 절망하던 게 엊그제같다.
 
고맙다. 다 고맙다. 우리 바니가 걷고, 스스로 소변을 보도록 도와주거나 자극을 준 약, 햇빛, 사료, 사랑, 관심, 힐끗 거리며 지나다닌 고양이, 향기 그윽한 감국, 용인애견종합병원 임 원장과 이 원장, 디스크 수술을 해준 해마루병원, 모두 가 다 고맙다. 이런 일을 겪고나면 우수마발이 다 고마운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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