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은 산간에 있다보니 밤 기온이 많이 차다. 올들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간 적이 몇 번 있다. 일주일 전부터 이런 추위가 계속되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보니 야생 고양이들이 몹시 추운지 두 마리가 우리집으로 피난왔다. 털빛으로 보아 모자지간인 듯하다.
날씨가 너무 추워 원래 현관에서 겨울을 나던 강아지 두 마리를 거실로 들여놓았는데. 그러면서 이 아이들이 쓰던 강아지용 침대를 밖에 내놓았다. 이 침대는 한기를 막으려고 김장용 대형 비닐로 감싸 놓아 웬만한 추위에는 문제가 없다. 어쨌든 다시 쓸 때까지 침대를 한데로 내놓아 바람이나 쐬라고 한 건데, 어느날부터인가 호랑이얼룩무늬를 한 고양이 두 마리가 이 침대를 발견하고는 저희들 전용 침대로 쓰기 시작했다. 낮에는 안보이고 밤에만 몰래 와서 잠을 자고 새벽같이 나간다.
밤 열한 시쯤 우리 개 다래가 오줌을 누러 밖에 나가는데, 처음에는 고양이들이 놀라 달아나더니 요즘에는 버티고 자는 모양이다.
이놈들이 혹시 우리 병아리를 물어간 놈인지도 모르는데, 어쩔 수없다. 강추위가 가실 때까지는 모른 척해야지 어쩌겠는가. 혹 정붙을까봐 밥은 주지 않을 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