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키는 아빠가 때론 다정하고, 그러면서도 한없이 매정하다는 걸 안다.
그러다보니 안돼, 한 마디에 딱 돌아선다.
하지만 리키도 머리 달린 짐승이라 잔머리를 굴릴 줄 안다.
적막한 집에 딸이 찾아오는 날이면 리키는 신이 나서 펄쩍펄쩍 뛴다.
새벽 다섯시에 누나 침대로 올라가 긁어대어 기어이 아침 간식을 얻어먹고, 수시로 달려가 헐떡거리며 간식을 요구한다. 그러면 누나는 하는 수없이 뭐라도 집어준다. 이런 짓에 맛이 들린 리키는 누나가 갈 때까지 최대한 먹을거리를 요구한다.
그러다 그 누나가 돌아가면 다시 올 때까지 며칠이고 우울증에 빠져 창밖만 쳐다본다.
매정한 아빠가 혹시 안아주거나 머리라도 쓰다듬어 주면 대뜸 냉장고나 싱크대 쪽을 향해 달린다.
간식이든 뭐든 하여튼 내놓으라는 시위다.
우린 이렇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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