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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파란태양*

대충 아느니 모르는 게 낫다 - 중앙일보 칼럼 분석

중앙일보 J플러스에 김환영 기자란 이가 쓴 글이 있다.

먼저 본 건 <팩트전쟁>이다. 팩트에 관해 어느 정도 설명되었지만 핵심이 부족하다. 전반적으로 안개가 낀 듯, 연기가 피어오르는 듯 문맥이 아리송하다. 팩트의 가장 큰 장점은 분명하고, 또렷하다는 것인데, 이 분 글은 읽을수록 흐릿하다. 그래서 아래에 붙은 그의 최근 글 중에서 한편을 더 읽어보았다. 왜냐하면 누군가 어떤 논리를 펼 때 과연 팩트에 근거하여 잘 이끌어나가려는지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팩트전쟁>만으로는 그를 비판하기는 어렵고 다만 너무 어렴풋하다는 것밖에 없으니 다른 글로 검증해야 한다.

 

아니나 다를까 <사주팔자에 대한 몇 가지 생각>이란 글을 보니 그가 말하는 팩트에 허점이 있다는 게 확실히 보인다. 팩트에 대해 대충 알고 있다는 증거가 이 글에서 또렷이 나온다. 이런 걸 아는 게 병이라고 한다. 식자우환, 어설피 알면 모르니만 못하다는 뜻이다.

그의 주장 중 팩트가 아닌 것, 그래서 논리적이지 못한 것을 가려보면 다음과 같다. (   )가 내 코멘트다.

 

- 종교와 과학과 사주는 모두 이론이다.

(이론이 아니라 주장이라고 나는 본다. 사주의 이론적 근거인 오행은 비과학적이며, 일간을 아신으로 보는 논리 자체도 허구다. 십신, 격국 등 기초 이론 역시 근거가 없는 주장일 뿐이다.)

 

- 사주라는 이론의 변수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역술인들은 마음을 보는 게 아니라 사주 명식을 보고 그들의 이론에 따라 말한다. 마음은 주요 고려 대상이 아니고, 해설할 때 갖다 붙이는 정도다. 꼭 그렇다는 건 아니고... 뭐 이런 것이다.)

 

- 역술인도 사람이다.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할 수도 있다.

(이 글만 보면, 역술인의 말은 대개 맞는데 가끔 실수한다고 오해할 수 있다. 역술인의 설명은 잘못된 명제에서 나온 풀이이므로 맞는 게 이상한 것이다. 역술인들조차 개인적인 비방을 몰래 가지고 있을만큼 기초 사주 이론은 전혀 과학적이지 못하다. 역술인 백이면 백, 다 자기만의 비방이 있다고 주장한다.)

 

- 분명 용한 전문가는 있다.

(없다. 누구든, 언제든 내가 검증해줄 수 있다.)

 

- 사주는 어쩌면 IQ와 같다.... IQ가 이렇게 높다고 방심하면 아무것도 안 된다. 사주도 마찬가지다.
(필자는 이미 사주를 맹신하고 있다. 사주 이론을 모른다면서 이미 믿고 있는 것이다. 이게 식자우환이다. 어설피 알면 꼭 이런 실수를 한다. 사주를 IQ와 비교하다니, 그의 팩트전쟁이라는 글의 한계가 분명히 느껴진다.)

 

- 사주가 더 좋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게 아니라 대통령의 사주가 좋건 나쁘건 그 사람의 사주에 따라 그의 임기 중 대한민국의 운명이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닐까.

(이 글 중에는 팩트가 하나도 없다. 그는 이미 사주를 믿고 있다. 없는 걸 믿는 사람에게 팩트를 기대할 순 없다. 귀신 믿는 사람이나 불신지옥 외치는 거리의 광신자와 다를 바가 없다.)

 

- 사주라는 것 자체가 상당히 그럴듯한 시스템이다. 사주는 사회과학의 마지막 프런티어로서 영감을 줄 수도 있다. 사주가 중시하는 것은 균형이다.

(논할 가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