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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전원 이야기

알면 알수록 씨가 중요하다

2008/08/30 (토) 11:24

 

텃밭을 가꾸다 보면 여러 가지 종자를 심게 되는데, 그때마다 재미있는 것은 그 작은 씨가 대체 얼마나 다르길래 그 결과까지 이토록 다를까 하는 점이다. 후 불면 날아가는 이 씨들이 저마다 다른 유전자를 품고 있다는 것은 실로 기막힌 일이다.

 
이 경이로움은 이 씨들이 자라는 터전이 똑같은 흙이요, 먹는 것은 같은 거름, 같은 빗물이라는 점이다. 왜 똑같은 햇빛을 받고, 똑같은 비를 맞으며, 똑같은 땅에서 똑같은 거름을 먹고 자라는데, 누군 토마토가 되고, 누군 고구마가 되고, 누군 향채가 되고, 누군 배추가 되는지 참말로 경이롭지 않을 수 없다.  
 
세상살이 또한 이와 같으니 우리가 품고 있는 작은 생각의 씨앗이 결국에는 커다란 차이로 나타난다. 아무리 큰 사건도 따지고 들어가보면 아주 작은 씨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는 조건은 비슷하다. 같은 하늘 아래 같은 땅에서 같은 사안을 두고 지지고 볶건만 누군 이렇게 되고, 누군 저렇게 된다.
 
오늘 무씨를 뿌리며 한 생각 돌려보았다. 그 작은 씨가 내 종아리만한 무로 자란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듯이, 오늘날 내가 품고 있는 작은 이상이 훗날 믿어지지 않을 만큼 다른 모습으로 자랄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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