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군이는 두세 시간, 혹은 서너 시간에 한번씩 쉬를 하러 밖에 나간다.
어린 아이라서 한겨울에는 재빨리 소변을 보고는 집에 들어가자고 한다. 그래도 눈이 내리는 날이면 좀 더 놀자고 떼를 쓴다.
그런데 요즘은 한번 나가면 10분 이상 돌아다닌다. 그새 풀이 올라오고, 자잘한 꽃이 핀다. 새 풀 내음도 좋고, 꽃내음은 더 좋다. 풀밭을 만나면 숫제 코를 문지르면서 나아간다.
별군이는 아마 5월초까지는 꽃내음에 취할 것같다.
내가 별군이를 맡은 건 작년 7월 3일인데, 별군이는 작년 그 아름다운 봄에 엉덩이를 들지 못한 채 케이지에 갇혀 있었다.
그러다가 작년 5월 14일에 경추 수술을 받고, 5월 28일에 엉거주춤 일어서고, 6월 17일에 걷다가 넘어지는 현상이 일어나 깁스를 했다. 그러다가 내게 온 것이다.
내게 와서도 걷다가 넘어지는 일이 많아 처음에는 슬개골이 아닌가 의심했는데 진단 결과 수술 후유증이고, 평생 안고 가야할 장애라는 말을 들었다.
이렇듯이 별군이에게 봄은 창밖으로 지나가는 계절이었다.
하지만 올해 별군이는 봄 한 가운데서 꽃을 구경하고 향기를 마음껏 맡고 있다.
뛰다가 구르는 일도 없어졌다. 그야말로 개당당이다.
- 장애 극복해낸 별군이가 온몸으로 사랑해줄 가족을 찾습니다
아직 아기라서 하루라도 빨리 새 가족을 만났으면 합니다. 호기심이 많은 아이라 실내생활을 하더라도 마당이 있는 데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입양문의 / http://cafe.daum.net/happyendingrescue)
* 태극기 시위하러 간 거 아님. ㅋㅋ 별군이는 그냥 철없는 아기 견임.
5월이면 별군이 형 리키(지금은 하늘로 이사감)가 놀던 꽃밭.
별군이도 올해는 이처럼 아름다운 꽃밭에서 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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