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놈들이 식당에서 호루라기를 불어대며 시끄럽게 짖어대는 바람에 기분 잡친 뒤 집에 돌아와 엊그제 산 멸치박스를 열었는데 위에는 군기가 잘 잡힌 멸치가 줄지어 누워 있는데, 두어 겹 걷어내고 나니 대가리(사람 외의 동물, 곤충, 어류 등의 머리를 가리키는 말)만 남은 멸치부스러기가 수북하다. 딸이 이런 걸 왜 사왔느냐고 핀잔이다.
기분 나쁜 김에 멸치 버리러 박스째 들고 마트에 갔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마트도 속은 것같아 멸치박스를 뒤져 출처를 찾는데 주소 전화번호 아무것도 없다. 기가 막히다. 건어물담당자를 찾으니 퇴근했단다. 책임있는 분 있느냐니 그런 놈도 없단다. 없는 게 아니라 자기 선에서 처리하려고 둘러대는 줄 다 알지만 어쩔 수 없어 당신들이 속아서 멸치를 산 것같다며 멸치박스를 보여주었다. 변명이 이어지더니 재빨리 새 멸치 박스를 찾아다 내놓는다. 바꾸자고 간 게 아니라 난 버리러 온 거라 해도 변명이 계속되길래, 내가 점원하고 다퉈 뭘 하랴 싶어 다음에는 멸치박스 속을 살피면서 사시라고 말해준 뒤 돌아왔다.
* 장사 하시는 분들, 행복을 팔고 희망을 팔고 기쁨을 파시라.
'파란태양 > *파란태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한미국, 여간 심각한 실수가 아니다 (0) | 2017.07.01 |
---|---|
문 교수님 말씀을 적어두다 (0) | 2017.07.01 |
식당에서 호루라기 부는 금속노조 때문에 기분 잡치다 (0) | 2017.06.30 |
박창기,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되고 보호되는 세상을 꿈꾸다 (0) | 2017.06.30 |
김재영 박사께서 손뼉을 치며 좋아하시다 (0) | 2017.0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