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남한산성>이라는 영화를 본 소감이 SNS에 자주 오른다.
늘 하는 말하지만, 어줍잖은 감정은 종종 진실을 속이거나 덮는다.
한국인은 북방혈통이 남방혈통보다 더 많아서 욱하는 성질이 강하다. 바이오코드로 볼 때는 G05, 06, 07 같아서 빠르고, 보여주기 좋아하고, 남 씹어대기 좋아하는 성격으로 나타난다. 무슨 사건 하나만 나면 다른 일 다 제쳐놓고 우우우 짐승떼처럼 몰려다니며, 혹은 시체 하나 발견한 하이에나 떼처럼 달려들어 아우성친다. 다른 데서 전쟁이 나도 모른다. 그러다가 시간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 잊는다.
정권이 바뀌었는데, 그들이 야당일 때 거품 물고 반대하던 제주해군기지에 대해 아무 말이 없고, 4대강, 한미FTA로 벌벌 떤다. 천안함은 자작극이라더니 역시 말이 없고, 세월호 진실조차 관심이 없다. 정권이란 그냥 정권이지 양심도 도덕도 윤리도 없는 것이다. 그러니 역사를 볼 때도 그런 감정일랑 싹 치워버리고 오직 진실만 봐야 한다. 거짓의 나팔소리에 귀를 기울여서는 안된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비교해보자.
임진왜란은 당시 집권여당인 동인당의 무능으로 뻔히 준비되고 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 군의 침략 사실을 무시했다. 그냥 눈을 감으면 진실이 덮이는 줄 알았을 것이다. 일본 사신들이 조총까지 갖다주며 이 총으로 쳐들어올 것이라고 은근히 알려줘도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았다.
이에 비해 야당인 서인들은 전쟁이 난다며 준비하자고 외쳤지만 소수 야당이다 보니 그 목소리는 그만 묻혀 버렸다. 그래서 전쟁이 나고, 수많은 조선 백성이 죽고, 그러다 전쟁이 어영부영 끝났다. 이기지도 못하고 지지도 못한 채 엄청난 피해를 조선백성들이 피 묻은 손으로 끌어안고 마무리되었다. 문제는 그러고도 동인 정권이 망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었다는 점이다. <징비록>을 아무리 잘 써도 읽는 이 없고, 그나마 금서로 지정해버렸으니 실제로 배우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병자호란 때 상황은 임진왜란 때와 다르다.
임진왜란 직후 동인정권은 망했어야 하는데, 망하지 않고 선조 이균의 무능은 그대로 이어졌다.
이균은 마음껏 떠들다 무사히 죽고, 그 아들 광해군 이혼이 집권했다. 그는 명청 교체기의 대륙 긴장 관계를 직시하면서 적절히 버텼다. 하지만 내분이 일어났다. 서인들이 작심하고 모의를 꾸며 일시에 궁을 들이쳐 광해군을 잡아 제주도로 위리안치시켰다.
그래서 집권한 사람이 능양군이요, 바로 인조 이종이다. 이들은 당시 야당이던 서인 세력이다.
갑자기 여당이 된 서인당은 전임 광해군과 반대의 길을 갔다. 망해가는 명나라를 붙잡고, 떠오르는 세력 청나라를 얕봤다.
이들은 임진왜란 직전, 자신들이 주동이 되어 일으킨 정여립 사건조차 잊었다. 전쟁 1년 전에 일어난 정여립역모사건을 조작한 이 서인들은 지리산 동서의 수많은 선비를 무참히 잡아죽였다. 이때 마른 정의의 씨가 임진왜란 때 우리 국력을 무력하게 만들었다. 정여립역모조작사건이 없었더라면 당시 백성들은 전쟁 초기부터 의병을 일으켰을 테지만 화가 나 있던 백성들은 선조 이균이 의주로 달아난 이후, 그래서 왕이 죽거나 없어진 줄 알고 오직 나라를 구하기 위해 뒤늦게 일어났다. 평양성이 함락된 다음에야 동인정권에게 학대받던 승병도 일어났다.
이처럼 인조 이종 집권기의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은 누가 대륙의 강자인가 분명히 알라는 신호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임진왜란 때와 똑같이 무시전략으로 나갔다. 선조 이균은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무시하다 엄청난 화를 입었고, 인조 이종은 여진족 누르하치와 그의 아들 홍타시를 무시하다 남한산성으로 도망쳐 한국사에서 매우 드문 '목숨을 구걸하는 비참한 항복'을 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 서인세력들의 패착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동인당에서 서인당으로 집권세력이 바뀌었으면 백성들의 마음부터 바꿔야 하는데, 이들은 또다른 집권세력일 뿐 백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래서 정여립역모조작사건에도 불구하고 임란 때는 의병, 승병이 일어나 관군을 보충했는데 인조 이종 집권기에는 누구도 의병을 일으키지 않고, 승병조차 일어나지 않았다. 왜 인조 이종 정권에 백성들이 화가 나 있었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일부 관군이 남한산성을 구하러 가기는 했지만 대개 싸우는 척 시늉만 하다 돌아갔다. 이 사실이 영화나 드라마, 소설에도 빠져 있다.
영화 남한산성으로 보는 역사는 팩트와 여러 모로 다른 점이 많다. 일부러 보지 않은 것도 있고, 보지 못한 것도 있다.
1. 인조 이종 정권은 깨끗이 망해 없어지고 새 정권이 섰어야 한다. 주전론자들(척화파)? 능력도 주제도 모르고 싸우자고만 한 명분론자들이다. 자기들이 어떤 군대를 갖고 있는지, 적이 얼마나 강한지 알 생각조차 하지 않고 주둥이로만 싸우자고 외친 자들이다. 오늘날의 자유한국당 집권기에, 걸핏하면 입대하겠다, 싸우자 말로만 외치고 침 뒤기며 겨우 확성기 틀어대고 전단지나 날리던 바로 그들이다.
이런 주전론자들이 선비의 기상을 보여줬다 해서 조선이 망하는 그 날까지 추앙받고 기려지고, 지금도 사당에서 제삿밥을 얻어먹는다. 싸우면 반드시 질 전쟁을 하자는 놈은 매국노건만, 이 매국노급의 무능한 주전론자들, 아직도 영웅이랍시고 찬미하는 글이 난무한다.
2. 호란 때 의병, 승병이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점을 알아야 한다. 백성들은 인조 이종의 서인 정권을 버린 것이다. 인조의 서인정권은 홍타시의 청군에게 항복하기 전 제 백성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다. 광해군이 퇴출은 정권내부 충돌이지 백성들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사안이었다. 도리어 백성들은 광해군 이혼을 임진왜란의 영웅 중 한 명으로 알고 있었다.
3. 원래 산성은 임진왜란 이후 전국적으로 승군이 개척하여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서인 정권은 승려에 대한 탄압을 재개, 승군의 사기가 뚝 떨어져 있었다. 아시다시피 <금산7백의총>이란 역사 사기 현장이 있는데, 사실 이곳은 중봉 조헌의 의병 700명과 승장 영규의 승군 800명이 싸우다 전사한 곳이다. 하지만 서인 정권은 승군 800명 전사 사실은 쏙 빼놓고 이후 대한민국 국사에서조차 승군 800명이 금산전투에서 싸우다 희생되었다는 사실 자체를 숨겨버렸다. 이런 지경이었으니 승군이 다시 일어날 이유가 없었다.
또한 당시 남한산성 내 승군은 전국 사찰에서 차출되어 성내 9개 사찰에 나뉘어 주둔 중이었다. 이들은 임란 직후부터 어명으로 군사훈련, 성곽 방어 임무를 맡았다. 하지만 병자호란 때 이들은 겨우 보초나 서는 수준으로 임무가 깎이고,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에서 잘 보이지도 않을 것이다.
다시 현대로 돌아와보자.
1. 육이오전쟁 때 독립파와 친일파의 대립이 심각했다. 북한은 중국으로 들어가 일제와 싸우던 독립파가 장악하고 남한은 일제에 알랑거리며 개노릇을 하던 친일파가 장악했다. 심지어 남한은 서북청년(김일성정권에게 쫓겨나온 북한의 지주, 기독교인 등)이라는 수구돌격대를 내세워 국민을 탄압하고, 지긋지긋한 일제 치하 36년간 국민을 괴롭혀온 친일파들을 우대하는 정책을 써 국민적 분노가 하늘을 찔렀다.
이를 주도한 무능한 대통령 이승만, 친일파인 국방장관 신성모가 "북진통일"이라며 병자호란 때의 그 주전론자(척화론자)들처럼 목청만 높였다. 임진왜란 때의 선조 이균과 병조판서 홍여순 커플과 다르지 않다. 또 병자호란 때 인조 이종과 병조판서 이시백(무신 아닌 문신), 도원수 김자점 조와 다를 게 없다.
병자호란 때 조선군 사기가 어느 정도였는지는 쌍령전투에서 4만의 조선군이 1천명의 청군에게 완패한 사실로 미루어 알 수 있다. 나머지 근왕병들도 속속 부서지고 무너졌다. 이괄이 가지고 있던 북방군은 정권 내분으로 궤멸된 지 오래되었다. 임란 때는 국왕이 15일이나마 왕성을 지켰지만 호란 때는 딱 3일만에 달아났다.
2. 임란과 호란, 육이오전쟁의 패전에도 정권이 바뀌지 않은 이유
어떤 정권도, 비록 지지율 1%로로 떨어질지언정 제 백성을 후려잡을 기운은 항상 있다. 선조 이균이 비록 일본군에 쫓겨 의주까지 달아났지만 그는, 일본군이 아무리 노력해도 이길 수 없는 백전백전의 '전쟁의 신 이순신'을 간단히 잡아다 고문할 힘을 갖고 있었다. 청나라 황제를 똑바로 바라보지도 못한 채 이마를 찧어가며 절 올리던 인조 이종, 그런 무녀리지만 볼모로 잡혀가 고생하며 포로들을 구제하던 소현세자를 데려다 단번에 숨통을 끊어버릴 힘을 갖고 있었다. 단 사흘만에 서울을 버린 이승만이지만 국민군 수십만명을 굶겨죽이고, 언제든 우리 국민들을 빨갱이라고 몰아붙여 죽일 수 있었다.
본디 정권이란 그런 것이다. 박정희도 전두환도 박근혜도 알고 보면 하찮은 살코기에 불과하지만 막상 대통령이란 직위를 갖고 있으면 나찰에 아귀에 저승사자가 된다.
3. 역사는 돌고 돈다
북한의 김정은이 ICBM, LCBM을 마구 쏘며 전운을 피우는 지금이라고 다르지 않다.
문재인 정권도 알고 보면 호란 때의 서인정권과 다르지 않다. 본디 전쟁이란 국민들이 목숨을 바쳐 싸워야만 이길 수 있다. 그런데 지금 목숨을 바칠 국민이 얼마나 되겠는가.
일단 집권 이후 내내 비방과 조롱의 대상이 된 자유한국당과 보수세력은 아마도 문재인 정권을 위해서는 신발 한 짝 내놓을 것같지 않았다. 싸우는 척 시늉이나 하지 실제로 싸울 군대는 없는 듯하다. 별 4개 대장 하나를 뇌물혐의로 구속시킨 지금 장성들은 사기를 잃었다. 이괄이 이끌던 북방군이 궤멸되어 병자호란 때 화를 입었듯이 그나마 군대같지도 않은 군대나마 이빨이 허물어지고 갈기가 뽑힌 것같다.
게다가 국민의당마저 홀대하고, 바른정당을 깔아뭉갠다. 그 오만이 어떤 화를 부를지 아무도 모른다.
임란 때 일어났던 그 많은 의병, 승병이 호란 때는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육이오전쟁 때는 수많은 학도병, 지원병이 꼬리를 물었다. 그 이유는 사실 우연이었다. 토지개혁으로 땅을 얻은 농민계층에서 '내 땅을 지키기 위해' 일어선 측면이 있다. 이유없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은 좌절한 국민만 즐비하다. 민주당 세력만으로는 전쟁을 할 수가 없다. 심지어 그들조차 전쟁 의지가 없다. 오로지 전쟁이 안일어나도록 기도하는 일 말고 문재인 정권이 쓸 수 있는 카드가 없다. 전쟁 준비도 안하고, 미국과 동맹의 끈을 강화하지도 않는다. 그저 비 내려달라고 기우제만 지내던 원시수렵시대 추장을 보는 듯하다.
문재인 정권의 깊고 깊은 저 밑바닥 마음 속에서 미국은 결코 동맹으로 간주되지 않는 것같다. 일본에 대한 불신은 깊고도 깊다. 그런데 그런 미국과 일본과 어떻게 동맹이 되어 전쟁을 치를 수 있겠는가.
그렇다고 육이오전쟁 때 우리와 목숨을 다투던 중국과 러시아에 의지할 수 있겠는가?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게다가 국민의 절반이 문재인 정권을 눈 가느다랗게 뜨고 쳐다보고만 있다. 대통령 선거 전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후보는 겨우 20%대에 머물러 있었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말기 바란다. 국민은 바다같아서 언제 폭풍우를 부르고 성난 파도를 일으킬지 모른다.
주제 파악 못하는 민주당 대표는 국민을 상대로 일본인도 안쓰는 더러운 일본어 '뗑강'이라며 정치적 사촌이나 다름없는 국민의당을 비하하고, 내부 분열을 이끈다. 전쟁 위기를 맞은 집권당 대표가 할 짓이 아니다.
전쟁 안난다며 손놓고 있다가 발발 15일만에 의주로 도망간 선조 이균과 집권 동인당,
여진족 그 짐승같은 놈들이 감히 우릴 어쩌랴, 깔보다 단 사흘만에 남한산성으로 숨었다가 끝내 끌려나가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이마를 찧은 인조 이종과 집권 서인당,
김일성이 독립군으로 군대를 내세우자 친일파들로 삼팔선을 막은 이승만 대통령과 신성모 국방장관, 점심은 평양, 저녁은 신의주라며 북진통일을 외친 멍청한 참모총장 채병덕과 역대 최악의 집권당 자유당!
이 흑역사에 또다른 흑역사를 한 번 더 보태지 말기 바란다.
진실은 가혹하다. 무섭다. 목숨이 달려 있다.
역사를 드라마나 영화로 배우다가는 진실보다는, 누군가의 각색된 거짓말에 머리가 물든다.
북핵 사태를 앞두고 방영되는 남한산성, 집단무능을 부르는 오판의 마약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 송파나루에 나가 여진족 추장 홍타시(청 황제)에게 세 번 절하며, 한번 절할 때마다 세 번 이마를 땅바닥에 찧는삼고구배를 하는 인조 이종.
그는 삼고구배로 목숨을 구걸했으나 그대신 수십만 명의 조선 백성이 포로로 끌려가고, 왕족과 대신들이 볼모 혹은 죄인으로 붙잡혀갔다. 그 더럽고 쓰잘데없는 목숨 하나 이어보려고 백성 수십만 명을 죽인 것이다.
선조 이균 역시 의주까지 도망쳐 제 목숨은 구했지만 수백만 명의 조선백성이 죽었고, 사흘만에 서울 버리고 탈출한 이승만 역시 제 목숨은 구했지만 동포 400만 명이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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