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에 아무리 불러도 오지 않던 딸이 그저께 집에 와서 하룻밤 자고 돌아갔다.
"너 그렇게 게으르면 바이오코드는 명원이한테 넘어간다." 경고하니 "바이오코드는 딸인 내가 물려받아야 한다."며 어서 가르쳐달란다.
- 아나파나 중인 내 조카 이명원. 0920으로 창의력이 매우 뛰어나다.
아포페니아 학습 문제를 한 장 내주니 대충 뚝딱 풀길래 "이런 실력으로 어떻게 바이오코드를 물려받겠다고 하니? 바이오코드는 지금 마은주 소장이 이미 물려받은 셈인데 나하고 나이 차이가 별로 없어 후계자를 더 길러야 한다. 그런데 네가 공부도 안하고 뺀질거리니 올해 중학생 되는 명원이라도 가르쳐 물려주련다."며 거절했다.
그러자 "열심히 공부할 테니 가르쳐 줘." 하고 요구한다.
0705코드로 한 치 앞 예측이 불가능한 내 딸 이기윤
"기윤아, 바이오코드는 주고받는 물건이 아니다. 아빠는 숨기는 게 없다. 네 머릿속에 담으면 네 것이 되는 것이고, 다른 사람이 그의 머릿속에 담으면 그의 것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달라고 하지 말고 네가 가져 가라. 아빠는 안막는다."
내 딸은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아직 잘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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