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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힘/애견일기5 - 별군 맥스

별군이 "맥스는 왜 지네 집에 안가고 우리집에 사는 거야?"

별군이가 아직 맥스를 친구로도 형으로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맥스(시각장애 1급 1호 장애견) 대소변 훈련시키느라고 혼자만 안아들고 마당에 나가면 별군이는 집안에서 마구 소리를 질러댑니다.

맥스를 안정시키려고 무릎에 앉히면 그 위로 뛰어올라 맥스를 밟습니다.

맥스에게 간식을 주면 입에 물려 있는 것도 빼앗아 먹습니다.


이런 걸 아우타기라고 하지요.

3살 별군이가 8살 맥스를 아우로 보고 질투하는 겁니다.


맥스는 며칠간 하루에 한번 대소변을 봤습니다.

소변은 두 번씩 보게 하려고 애를 쓴 보람이 있어 며칠만에 그렇게 되더니 어제부터는 하루 3회씩 보고 있습니다. 요독이 생길까 걱정입니다. 

저는 하반신마비견 바니를 기르면서 최소 3시간에 한번씩 소변을 짜주었는데, 그래도 피치 못해 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요독치료를 해준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부지런히 맞춰도 열네살이 되니 신장 기능에 장애가 생깁디다.


내일부터는 아침(7시), 점심(12시), 저녁(6시), 밤(11시)까지 4회를 시도해보겠습니다.

집에서 대소변 안하는 게 우리집 철칙이라 방어운전하듯이 선제적으로 소변을 보게 합니다.


목이 안좋아 늘 담요를 감아주고, 체온 유지에 편한 방석침대를 사주었습니다.

별군이와 맥스가 더 친해져야 하는데, 아직 길이 멉니다.

맥스는 하루 3번 정도 마당에 나가 햇빛샤워를 합니다. 별군이는 최소 6번 정도 나가서 매어 있는 다른 집 친구 세 아이를 찾아가 일일이 인사하고, 그때마다 쉬하고, 여기저기 점검한 다음에 들어옵니다. 2.2Kg 꼬마 별군이가 큰 개들을 늘 사열하는 거지요.


제가 받는 스트레스는 이제 많이 줄었습니다.

아마도 맥스는 내게 스트레스를 많이 주지 않을 것같습니다. 패턴이 이제 내 스케줄에 잡히고, 특별한 요구 사항이 없습니다. 집이 춥다는 호소 말고는 달리 보채는 법이 없습니다. 기관지 약하다는 걸 모르고 처음 며칠은 기침을 많이 시켰는데 이젠 기침을 안하고 편히 잡니다. 코를 골면서 자기도 합니다. 마사지를 해주면 아주 좋아합니다.

그래도 스킨십을 자주 해가면서 맥스에게 "여기가 네 집이란다" 알려주려 노력 중입니다. 잘 될 겁니다.


걱정 마십시오.

생명이라면 짐승이든 사람이든 다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 침대에 푹 파묻혀 잠 자는 맥스, 아빠 서재 침대에 올라가 이불 속에 몸을 묻은 별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