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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양극성장애-우울증-정신질환

정신질환 치료법

생활의 지혜 | 2007/09/23 (일) 22:43
   
정신질환은 최근에 비약적인 연구가 이루어져 실제 임상에서 좋은 결과가 많이 나오고 있다. 정신질환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뇌과학 발전에 비례하기 때문에 그동안은 원시적인 치료가 많이 이루어졌다. 그러다가 뇌를 읽을 수 있는 장치가 발달하면서 임상사례가 많이 쌓이고, 연구자들간의 공유가 이루어지면서 요즘은 병원치료가 최선일만큼 좋아졌다.
 
왜 이런 얘기를 하느냐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정신분열이든 양극성장애든 대부분 신내림병으로 보고 굿을 하든지 천도제를 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이런 일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지적하려는 것이다. 뇌에 병이 생기면 환시, 환청 등이 생기는데, 이게 무슨 귀신을 보는 것처럼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즉 뇌에 병이 생겼을 뿐인데 신이 들어왔다 하여 내림굿을 하여 귀신을 받게 하거나, 혹은 이 증세를 이용하여 어줍잖은 예언을 하게 하여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다. 환시, 환청 정도는 간단한 조작으로 일반인도 느낄 수 있는 뇌 문제다. 예를 들면 측두엽을 자극하면 아무도 말하는 사람이 없는데도 누가 자꾸 떠든다고 호소하는 것 등이다.
 
나는 정신질환에 관한 경험과 지식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 이유가 있기 때문에 하는 수없이 공부를 했다. 그러다 보니 의학적인 치료가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의학 치료가 최선이고, 몇 가지 보조 치료를 하면 현 상태에서는 가장 좋은 치료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어제도 나는 정신분열병에 걸린 서른여섯 살된 딸을 데리고 다니며 서른두 번이나 천도제와 굿을 했다는 부모를 보았다. 병원 처방약은 먹이면서 그런 치료를 하느냐고 물으니, 병원약은 먹일 필요가 없다고 아버지란 사람이 당당하게 말했다. 이 여자는 대학 다닐 때부터 이 병을 앓았다니 대략 12년 정도 앓은 셈인데, 그간 병원에 입원한 적도 있고, 또 무단 퇴원시켜 굿을 하거나 천도제 한다고 절에 끌고다닌 때도 있었던가보다. 그래놓고 지금 만나는 사람이 딸의 병을 치료해주었다면서 감탄, 감탄했다. 몇 개월이나 증세가 멎었느냐고 하니 그는 6개월간 '미친' 증세가 안나타는 중이라고 좋아했다. 그래서 나는 3년간 재발하지 않아야 치료된 것으로 간주하는 게 정신의학계의 관행이니, 지금 증세가 안보여도 병원 처방약은 꾸준히 복용하는 게 좋지 않느냐고 조심스레 권했다. 하지만 그 아버지는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럼 나도 하는 수가 없다. 내가 정신과 의사도 아닌데, 더 깊이 조언할 수는 없다.
 
양극성 장애 같은 경우, 증세가 나타났다 숨었다 한다. 그래서 굿을 하고나면 혹간 갑자기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굿 때문에 좋아지는 게 아니라 주기가 그렇게 맞아떨어지기 때문인데, 무당들은 자신들이 영험해서 그런 줄 알고 대대적으로 선전한다. 하지만 이런 경우 거의 백퍼센트 재발한다. 그러면 또 무당은 나름대로 둘러대어 한번 더 굿을 하게 하고, 그렇게 되풀이시킨다.
 
그러니 무당 찾아가는 짓은 백해무익하니 그런 짓은 하지 않는 게 좋다. 물론 무조건 병원에 의지하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걸 나도 안다. 아직 정신의학이 계속 발전하는 중이라서 시행착오도 많다. 그래서 나는 형제나 자식 중에 정신질환에 걸린 사람이 있다면 다음과 같이 치료하기를 권장한다.
 
1. 주치의를 정해 꾸준히 치료를 받도록 한다. 다만 정신의학은 새로운 약물과 치료법, 임상결과 등이 수시로 나오기 때문에 너무 나이든 의사보다는 젊고 활기찬 의사를 찾는 게 좋겠다. 아무리 의사 면허를 갖고 있어도 정신의학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영문잡지나 인터넷 자료를 열람하지 않는 사람은 좋은 정신과의사라고 볼 수가 없다. 정신과의사는 영어를 잘 구사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영문 자료가 수없이 올라오기 때문에 이를 읽고 숙지하려면 그럴만한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실제로는 의사가 아닌 내가 들어가 보는만큼도 보지 않는 의사가 많다는 걸 보고 내가 놀랐다.
 
2. 정신과의사들이 무시하는 치료법 중에 분자교정의학이라는 게 있다. 두뇌가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공급하여 두뇌 기능을 높이는 것인데, 일정한 효과가 있는 게 확실하다. 그러나 이 분야는 정신과의사들이 권장하지 않으므로(분자교정의학이 주로 약사들 중심으로 연구되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밥그릇싸움으로 보인다), 따로 분자교정의학을 하는 정신과의사나 학회를 찾아가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요즘의 영양요법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 절대 무시하지 말고 이 방법을 쓰면 얼마나 좋아질지는 모르지만 좋아진다는 것만은 틀림없다.
 
3. 무당이나 승려, 안수목사들이 이따금 정신질환을 귀신이 든 병으로 보고 그렇게 치료하자고 권하는 경우가 있다. 나는 이것을 완전히 무시하라고 권하고 싶지만, 귀신이 있는지 없는지 연구가 부족하여 딱 잘라 말할 자신이 없다. 만일 너무 답답하여 마음이 조급해진다면, 보호자가 편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고 믿을 만한 큰 절 승려나 검증받은 목사를 통해 그들이 주장하는 의식을 한번쯤 해보는 것도 크게 나쁘지는 않다고 본다. 다만 습관성으로 하다 보면 환자도 지치고, 돈이 많이 들고, 가짜 승려, 가짜 목사들 기고만장하게 만들어주는 결과밖에 얻지 못하니 딱 1회 정도로 끝내는 게 좋다. 또 사주를 보고, 풍수를 보는 건 백퍼센트 미신이니 이런 쪽은 쳐다보지도 말기 바란다.
 
이렇게 하면 수술이든 약물치료든 분자교정의학에 의한 영양요법이든 증상을 개선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희망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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