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는 아직 우리집을 '우리집'으로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시각(視覺)이 없다 보니 저와 나 사이의 거리를 쉬 좁히지 못하는 것같다.
어제 보니 혀를 내민 채 코를 골며 달게 잔다.
맥스는 아직 배를 뒤집고 자 주지 않는다. 배 정도는 드러내고 자야 우리집이다 믿는 셈인데 아직 그러지 못한다.
중년 여성이 손님으로 와서 뭐라고 떠들면 기어이 그 여성 곁으로 가서 꼬리를 친다. 아마도 전에 맥스를 보호한 분이 중년 여성이 아니었나 싶다.
지금은 맥스 전용 방석이 있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내 서재는 가끔 들락거리는데, 그보다 먼 다른 방에는 가지 못한다. 거실마저 아직 다 정복하지 못했다. 내 손을 물지도 않고 안아달라고 치대지도 못한다. 내가 알아서 안아주면 고맙다 여길 뿐이다.
내 목소리에 적응시키느라 바깥에 데리고 나가 쉬를 시킬 때마다 쉼없이 속삭여 주지만 아직은 친근하지 못한지 별군이처럼 달라붙지 않는다.
다만 배고프다, 목 마르다, 대소변 보고싶다, 춥다, 덥다 정도는 또렷하게 말한다.
맥스가 온 뒤로 별군이가 사료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절대 안먹던 건식 사료를 잘 먹는다.
경쟁하는 마음이 생겼다. 잘 된 일이다. 별군이 몸무게 100그램이 늘었다.
- 꿈꾸는 맥스. 지금 잠꼬대 중이다.
- 아빠, 맥스는 왜 자기 집에 안가고 우리집에만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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