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방송 프로그램에서 우리 아이들을 취재하자 해서 사양하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방송은 사양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장애를 가진 여러 아이들을 길러보았습니다. 모든 개는, 인간의 눈으로 볼 때 똑같은 장애견일 뿐입니다. 말을 못하잖습니까. 대뇌를 갖고 있지 못하잖습니까. 또한 어떤 개든 10년쯤 기르면 모두 장애견이 됩니다. 기어이 병에 걸립니다. 안락사를 시켜야 할 때도 있습니다.
저는 눈이 없든 걷지 못하든 일반 개와 아무 차이를 느끼지 못합니다. 제가 일방적으로 아이들을 기르는 게 아니라 저와 아이들이 더불어 살 뿐입니다. 집에서 혼자 일하는 저로서는 이 아이들이 없으면 규칙적으로 일하기가 어렵습니다. 일어나는 시각, 잠 자는 시각, 쉬는 시각, 운동하는 시각 등 이 아이들이 없으면 아마 스케줄이 일정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 아이들은 저를 규칙적으로 살도록 도와줍니다. 그러니 공짜가 아닙니다. 또한 일부러 봉사 활동을 나가지 않아도 이 아이들이 제 마음을 늘 편하게 해줍니다.
좋은 프로그램으로 생명 사랑을 알려주시는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생명을 돌본다는 건 더없이 고귀한 일입니다만, 개 기르는 걸 오락이나 취미쯤으로 오해하지 않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 아이들이 제게 올 때는 처절한 장애를 안고 오지만, 일단 제게 오고 나면 그 장애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늘도 별군이는 저를 잡아먹고야 말겠다는 듯이 달려들어 손가락을 물어대고, 맥스는 맡겨 놓은 것 달라듯 간식 내놓으라고 소리를 질러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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