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간 집을 비우면서 별군이는 아는 집에 보내고, 맥스는 애견호텔에 맡겼는데 별군이한테 짹짹이라는 별명이 붙어 돌아왔습니다.
어찌나 당당한지 먹을거리 내놔라, 안아달라, 어지간히 짹짹거렸는가 봅니다.
사람이 남 사기치고, 거짓말하고, 도둑질하고, 세금 뜯어먹으면 죽어서 개나 소가 되어 고생한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 별군이는 태어날 때 장애를 갖고 나와 7개월만에 극복한 것으로 보아 그 죄가 그리 무겁지는 않았던 듯합니다. 중성화 수술한 것 빼고는 세상에서 제일 잘난 줄 알고 살고 있으니 한 생 재미나게 살 것같습니다. 내가 시킨 것도 아니고, 유기견은 반드시 중성화수술하는 게 원칙이므로 나로서도 어쩔 수 없습니다.
다만 우리 맥스는 눈을 잃고, 중성화 수술에 성대 수술까지 당한 것으로 보아 전생의 죄가 좀 무거운가 봅니다. 그래도 얌전하게 호텔생활하고, 누나들 품에 안겨 흥흥거리며 놀았다니 그런대로 살만한가 봅니다. 집에서도 별 불만없이 제 삶을 즐기고 있습니다.
뭔가 일을 시켜 전생의 죄를 씻게 해줘야 하는데, 우유배달을 시킬 수도 없고, 집을 지키려면 짖어야 하는데 그러지도 못하니 마땅한 일거리가 안보이네요. 먹고 자고, 먹고 자면서 이런 상태로 오래 사는 게 그나마 업보를 녹이는 방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 두 아이를 뒷바라지하는 내 죄가 제일 무거운 것같기도 하고...
- 내게 오기 전의 별군(왼쪽)과 맥스(오른쪽). 별군이는 경추장애로 일어서지 못해 주저앉은 채 살고, 맥스는 녹내장으로 눈을 잃었다.
- 개당당 살아가는 우리 맥스(앞)와 별군(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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