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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전원 이야기

요즈음 무릉도원 아닌 곳이 어디 있을까

1. 용인대를 지나 서리로 넘어오시는 분이라면

- 첫 신호등에서 전방 50미터 지점을 바라보십시오. 거기 수십 년 생 홍도화가 붉게 피어 있답니다. 홍매화보다 붉고 꽃잎이 넓어 눈에 금세 띄는데, 지금 한창 도도합니다.
철없는 세 친구가 밭에 들어가 한창 감상하는데, 주인 할머니가 오셔서 "사람들이 다리 앞에 차를 세우고 사진 많이 찍는다"며 홍도화를 심어 길러온 이야기를 해주시더군요. 할머니는 씨앗을 발아시켜 동네 친구들에게 묘목을 나눠주셨더군요. 눈길을 한 바퀴 돌려보니 벌써 세 그루가 보입디다.

올 여름, 복숭이 씨앗이 떨어지면 몇 개 주워다가 저도 싹을 틔워볼 참입니다. 좋은 사람들에게 꽃나무를 나눠줄 수 있다면 기쁠 것같습니다.


2. 홍도화를 함께 감상한 동네 친구들이 당장 나무를 사러 가자 하여 모현까지 갔습니다.
그런데 아래 홍도화의 나뭇가지 하나 정도 돼보이는 것이 글쎄 80만원이라잖아요? 그래서 쓸쓸히 발길 돌리고, 여름 되거든 씨앗 주워 싹 틔우자, 죽을 때까지 기르면 그 정도 안되겠나, 이러고는 '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느냐' 동네에 계신 조각가를 찾아가 그 동네 골짜기에 있는 묵밥집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4월 말이면 본디 무릉도원 아닌 곳이 없지만 이 동네는 더더욱 그렇더군요.


* 홍도화 두 장 먼저 보세요.

그 다음은 저수지 사진인데, 요즘 어느 저수지인들 이런 그림이 안나오겠습니까.

저수지 길을 가는데 청설모가 빤히 쳐다보길래 사진 한 장 찍어주었습니다. 

맨아래 사진, 궁금하지요? 뭐 같습니까. 유채도 아니고, 보리도 아니고. 그렇습니다. 냉이꽃입니다. 냉이꽃이 이렇게 만발한 밭은 저도 처음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