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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전원 이야기

목 마른 나무와 호박과 옥수수를 위해 하루 시간을 내다

공주 밭에 새로 심은 나무와 호박과 옥수수가 있다.

날이 너무 뜨거워 뿌리를 아직 못내린 '올해 심은 나무'들과 새로 심은 호박과 옥수수 때문에 걱정이 되어 오늘 일부러 공주에 갔다.

심은 지 한 달 다 돼가는 호박과 옥수수는 절반은 죽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호박과 옥수수는 바라보기 민망할만큼 처절하게 버티고 서 있다.

작년에 심은 나무들은 뿌리를 깊이 내려 괜찮은 것같은데, 올봄에 심은 나무들은 아직도 새 순을 내민 채 더 자라지 못하고 있다. 

못에는 사철 물이 괴어 있으니 조루로 물을 떠다가 일일이 뿌려주었다.

호박이며 옥수수는 열매가 열리기를 기대하지는 않지만 한 철이나마 멋대로 뻗고, 자라기를 바랄 뿐이다. 뭘 먹자고 심은 건 아니다.


식물이라고 이 뙤약볕에 방치하면 버티고 살 수가 없다. 기어이 말라죽을 것이다. 

자주는 못가도 일주일에 한번은 가서 물을 주든지, 비를 기다리든지 해야 한다.

동생이 20년간 산 단독주택이 재개발되면서 아파트로 이사갔는데, 그러면서 옮겨심은 과실수들이 특히 걱정스럽다. 동생이 애지중지 길러온 나무들인데 행여나 뿌리 내리기 전에 말라죽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