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월요일, 정글의 아라한 삐냐저따 스님께서 아나파나 사티 집중 지도를 마치고 회향한 다음
마지막으로 기념 사진을 찍자 하셨다.
붓다가 살아계시던 시절, 수보리나 목련, 가섭 존자 등이 붓다를 예배할 때는 항상 붓다의 발에 이마를 갖다대곤 했다.
그래서 스승의 발을 모시고 찍자고 청하니 스님께서 웃으시면서 가부좌를 풀고 두 발을 내주셨다.
나는, 평생 맨발로 탁발하러 다니느라 발바닥이 코끼리발굽처럼 딱딱하게 굳은 스님의 두 발을 모아 잡았다.
사진은 Zaw Moe Win이 찍었다.
스님은 오전 내내 법상에서 내려오지 않고 점심 공양하러 갈 때에나 내려오시는데, 그 사이 소변도 보지 않고, 아나파나를 계속 하신다. 오후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하루 일과가 끝날 때면 나와 신진환 불모, 조모아웅이 나눠가며 발을 주물러 드렸다. 발이 저리거나 말거나 그 자세 그대로 세 시간, 혹은 네 시간씩 앉아 있는 것이다. 이 날도 아나파나 사티를 마친 다음 스님의 발을 주무르던 중 사진을 찍었다.
미얀마에서는 스승이 발에 예배하는 것을 최상의 존경심을 표시하는 것으로 간주하다.
붓다의 제자들도 멀리 나갔다 돌아와 붓다를 예배할 때는 반드시 발바닥에 머리를 갖다 대며 절을 드렸다는 기록이 있고, 붓다가 열반하셨을 때 늦게 온 마하 가섭에게 발을 내보이셨다는 전설이 있다.
한편 조모아웅에게 "부처님도 평생 맨발로 탁발다니셨다는데 부처님 발바닥도 이처럼 코끼리 발굽처럼 딱딱했을까?" 물으니 조모아웅이 말하기를 "부처님은 아기발처럼 부드러웠다고 합니다. 모래를 밟고 걸으셔도 발자국이 깊게 나지 않을만큼 가볍게 걸으셨다고 합니다"고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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