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 집사 등 개신교 친구들에게 '하나님'이 무슨 뜻이냐 물으면 십중팔구 유일신이라는 그 하나를 뜻하는 하나님이라고 말한다.
천만에!
우리말 사전 편찬자로서 여러 번 지적해도 개신교인들은 자기들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어제 1887년에 출간한 <예수셩교전서>를 구해, 그 중에서 1874년에 번역되어 먼저 찍은 <맛ㅌ.ㅣ복음>을 보니 또렷하게 찍힌 <하날>과 <하나님>이 나온다. 1882년에 나온 <누가복음>에는 하느님도 등장한다는데 내 눈으로 확인하지는 못했다.
즉 의주 등 평안도 사람들이 번역한 이 성경에는 평안도 발음으로 하늘을 하날이라고 적고, 하날님을 ㄹ 탈락시킨 하나님으로 적었다.
앞으로 좀 딴 소리 그만하기 바란다.
* 예수성교전서를 다 읽고 나서 우리말 원형을 찾아보련다.
30년간 권사로 살다가신 장모님이 살아 계시면 이 책을 구경시켜 드릴 텐데 아쉽다. 사위를 개신교로 개종시켜 보려 애를 쓰셨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셨다. 다만 어머니를 위해 교회는 자주 따라다녔다.
* 잎을 꽃을 볼 수 없고, 꽃은 잎을 볼 수 없는 상사화(꽃무릇, 석산. 2010.9,24 어머니 고향 밀양 산내에서)
김구는 해방 조국에서 살지 못하고, 이순신은 일본군이 패퇴한 조선에서 살지 못했다.
본인들은 미처 생각하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했지만 존 로스와 의주사람 백홍준, 이응찬, 이성화, 서상륜, 김청송은 한글 역사에 뜻하지 않은 큰 공을 세웠다.
'이재운 작품 > 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카테고리의 다른 글
77회 연세(年歲)를 묻고 말할 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 (0) | 2020.07.31 |
---|---|
76회 누가 자유(自由)라는 아름다운 말을 만들었나? (0) | 2020.07.26 |
침방울을 굳이 비말이라고 하고 싶은가? (0) | 2020.06.24 |
섬세하다의 섬(纖), 달래 꽃줄기를 가리킨다 (0) | 2020.06.04 |
김정은이 머문다는 특각, 대체 무슨 집인가? (0) | 2020.06.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