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붓다의 사람들/황금탑

자륜당이 말씀하시기를...

사캬 고타마 싯다르타가 서른다섯 살, 음력 4월 보름날에, 보리수나무 아래에 다리 꼬고 앉아 아나파나 좀 하다가 깨우쳤다니까 대충 참선 몇 년 하면 다들 그 경지에 가는 줄 안다.

의사 한 명 만들려면 6년의 기본 학습이 있고, 과학자가 노벨과학상 수상하기까지 아이디어 단계부터 시작하면 대략 10년에서 20년이 걸린다.

스티브 잡스가 휴대폰에 컴퓨터 기능을 넣어 스마트폰 만드니까 누구나 그럴 수 있는 줄 안다.

 

천만에, 한 생을 다 바쳐도, 즉 평생 매달려도 되지 않는 일이 있다. 10생 정도는 닦아야 겨우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붓다도 고백하지 않던가. 3000생 정도는 닦아야 겨우 말귀 알아들을 수 있다고.

사람들이 흔히 10년도 안해보고, 30년도 안해보고, 50년도 안해보고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망상이다. 근기가 저마다 다르고, 근기가 아무리 뛰어나도 뼈가 으스러지는 듯한 노력을 하고 또 해야 인연의 실마리를 겨우 잡을 수 있다.

 

* 그래서 내 친구 자륜은, 새벽, 아침, 오후, 저녁 네 번에 걸쳐 수행과 기도에 미친 지 40년이 되었다. 그런데도 나를 만나면 자기를 주장하지 않고 도리어 내 비밀한 지식을 훔쳐가려 귀를 기울인다. 내가 쓴 비밀의 책 좀 꼭 프린트해 보내달라며 50만원을 쥐어주길래 어쩔 수 없이 조금 보여주기로 했다. 절에 가면 보시를 해야 하는데, 보시를 받아오다니.

* 에버랜드 장미 구경 와서. 지금 영덕 장육사 주지로 있으면서 수행정진 중이다.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의 나옹 화상이 창건한 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