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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파란태양*

음식에 화가 들어 있는 경우가 있다?

베트남 출신 일행(一行, 틱녓하인) 스님께서 95세로 열반하셨다.
2014년 심각한 뇌출혈로 그동안 말씀을 못한 채 몸짓으로 활동하셨다고 한다.
이 분의 책 <火(anger)>가 한때 베스트셀러가 된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일행 스님은 화의 실체를 뇌과학으로 보지는 못하셔서 조금 아쉬워 했던 기억이 있다.
예를 들어 편도체(amygdala) 말씀은 전혀 없고 음식을 거론한 점이 특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 음식에 화가 들어 있는 경우가 있다. 가령 광우병에 걸린 소의 고기를 먹을 때 그 고기에는 화가 들어 있다. 계란이나 닭고기에도 엄청난 양의 화가 들어 있을 수 있다. 그럴 때 우리는 화를 먹는 셈이며, 따라서 그것을 먹고 난 다음에는 그 화를 표현하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든 음식을 잘 살펴서 먹어야 한다.
이런 주장에 어느 정도 이해는 할 수 있지만 그게 화를 일으키는 원인이라는 말씀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붓다의 깨달음은 물리학으로도 맞고, 화학으로도 맞고, 천문학으로도 맞고, 논리학으로도 맞다.
일행 스님은 “이 몸은 내가 아니며 이 몸은 나를 가둘 수 없으며, 생사는 오고가는 출입문일 뿐이며, 태어나고 죽는 것은 숨바꼭질의 놀이일 뿐"이라고 말씀하셨다.

 

일행 스님은 주검을 화장해 전 세계 플럼빌리지 명상 산책로에 뿌려 달라고 유언했다.
* 최근의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