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록의 힘/애견일기6 별군 맥스 베키 미양

길고양이 미양, 드디어 집으로 들어오다

유기견, 유기묘 보호자들이 입양일기를 쓰는 카페에 오랜만에 별군이 소식을 올렸습니다.

일기를 쓰는 카페에 오랜만에 별군이 소식을 올렸습니다.

 

마당에 살던 유기묘 미양이가 기어이 집에 들어온 이후 별군이가 이녀석에게 따귀를 많이 맞습니다.

별군이는 내 겨드랑이에서 자는데, 미양이도 머리맡을 노리기 때문에 서로 자리다툼을 하는 것같습니다. 어젯밤에도 별군이는 뺨 두 대를 맞고 자리를 지켜냈습니다.

 

* 지난 겨울에 나타나 졸졸 따라다니며 밥 달라, 배 만져달라 요구하던 길고양이 미양이. 암컷인 줄 알고 '미양'이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종합검진 결과 수컷이라는군요. 이미 이름 지어 저도 알고 나도 아는데, 뭐 어쩔 수 없지요. 어차피 중성 수술 받았는데.

 

말티즈 별군(경추장애), 시추 맥스(안구없는) 보호자입니다.

그 사이 성남보호소에서 요키 루키(5세 여아, 별군이와 동갑)가 들어오고, 하얀 베키(21.7월생)가 들어와 현관과 옥상, 베란다를 오가며 잘 살고 있습니다.

그런 중에 길에서 만난 고양이 미양이가 졸졸 따라다니며 밥을 달라고 울길래 몇 번 주었더니 집에 드나들 때마다 나타나 털을 비비고, 배를 뒤집고, 아는 척합니다.

겨울을 잘 나고 봄이 오니 화단에 화초를 가꾸는 이웃 아주머니가 "고양이가 똥을 싸 귀찮으니 끈끈이를 놓겠다"고 협박하더군요.

 

* 끈끈이 : 쥐 같은 동물을 잡을 때 놓는 끈끈한 종이인데, 한번 발이 걸리면 빠져나오지 못하고 굶어 죽는다.

 

하는 수없이 동물병원으로 데려가 종합진단을 하고, 아주 건강하다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그래도 예방접종하고, 구강염 치료 받고, 먹이두고 다투다 동네 길냥이들에게 물린 상처를 치료한 다음 집으로 들여놓았습니다.

 

강아지들은 주로 거실에 사는데, 방은 모두 차단봉을 설치해 못들어가 비교적 일정한 공간에서만 삽니다. 그런데 고양이는 이 방 저 방 마음대로 드나들고, 심지어 이층 나무사다리까지 두 계단씩 펄쩍펄쩍 뛰어 올라가 책장이고 어디고 들쑤시며 다니고, 베란다고, 옥상이고 멋대로 드나듭니다. 그건 다 좋은데, 사교성이 뛰어난 별군이가 가까이 다가가 냄새를 맡고, 털이라도 핥으려고 하면 따귀를 때려 별군이를 실망시키곤 합니다.

 

우리 별군이는 사나운 진도개하고도 잘 사귀는 편인데, 아직 고양이하고는 사귀지 못했습니다.

어젯밤에도 아빠 겨드랑이에 파고들어 잠을 자는 별군이를 이 미양이가 다가와 따귀를 두 대나 때렸습니다. 저도 머리맡에서 자고 싶은데 별군이가 아빠를 차지하고 있으니 나름대로 싫은가 봅니다. 자다 보면 별군이 몰래 고양이가 머리맡에 누워 자는 걸 볼 수 있답니다

이렇게 살아갑니다.

요즘은 일기를 드물게 써서 혹시 소식 궁금한 분이 계실까봐 이렇게 적습니다.

특히 맥스 궁금하신 전 보호자님, 맥스는 늘 행복하답니다. 며칠 전에는 봄바람 쐬러 군산에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맥스는 여행을 아주 좋아합니다. 바람 맞는 것도 아주 좋아합니다. 물소리 흐르는 것도 좋아하고요.

 

오갈 데 없는 생명을 보호 중이신 해레 회원님들, 평화와 행복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