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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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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래 하늘 가던 날 아침이 되면 진주로 내려가야 하는데, 다래 심장이 요동치고 있다. 집을 비울 때마다 불안하다. 나 없는 새 무슨 일이 생기면, 하늘 가는 길 혼자 외로이 가게 되면 얼마나 무서울까 생각하면 발이 안떨어진다. 열두 시쯤 다래를 담요로 감싸주고, 다래가 침실로 오지 못하게 병풍을 친 다..
도조, 다시 침대에 오르다 도조는 열아홉 살이 되도록 침대 생활을 해왔는데 교통사고난 뒤부터 침대에 오르질 못하고, 또 작년부터 소변이 마려워도 침대에서 내려가질 못해 오줌을 지리는 일이 많았다. 하는 수없이 침대 밑에 자리를 마련해주고 따로 자게 했는데, 며칠 끙끙거리다가 적응하기는 했는데 정서적으로 불안해 사..
바니, 희망을 안다 3월 15일, 16일 된장 담그러 시골에 갔다. 모처럼 오형제가 다 모이는 날이다. 며느리는 아무도 없고, 아들 다섯만 모였다. 시험삼아 5년째 담고 있는 된장이라 힘있는 남자들이 하는 것이다. 여행이 힘든 늙은 도조는 집에 있으라고 하고 다래하고 바니를 데려갔다. 상태가 안좋아 방에 재울 수가 없어 차..
꿈에 도란이를 만나다 도란이가 떠난 뒤 꿈속에서라도 만날까 늘 기다렸다. 어젯밤 그 소원이 이루어졌다. 도란이하고 도신이 둘을 데리고 산책을 하는 꿈이었다. 하필 큰병을 앓다죽은 아이들만 둘이 나타났다. 도신이는 빛나는 황금색 털이고, 도란이는 처녀적의 그 눈부신 하얀색 털이었다. 녀석들이 일부러..
다래 한번 보러 오시지요 다래 가는 길 - 치료 기록 1월 28일 오후 8시 30분, 우리 다래의 원주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래의 여명이 얼마 되지 않으니, 시간 있으면 한번 내려와 보고 가시지요. 핑계삼아 얼굴도 보구요." 우리 다래는 1994년 봄에 태어났다. 그러니 올해 15세가 된다. 나는 개를 많이 길러보았지만 다래처럼 우리집..
도조, 19세가 되다 우리 도조가 드디어 19세가 되었다. 내 목표는 스무살까지 건강하게 살다 가게 하는 건데, 이제 그 목표에 2년쯤 남았다. 나이로 치면 1년만 잘 버텨도 스무살 소리는 듣게 되었지만 과연 그 1년을 버텨줄지 우리 도조의 건강이 썩 좋지 못하다. 입술에 생긴 악성종양을 제거한 뒤 조마조마하게 예후를 지..
우리집은 종합병동 2007/11/22 (목) 11:21 사람이나 동물이나 나이가 들면 병에 걸리기 쉬워진다. 자동차도 오래 되면 쉬 고장나듯이 말이다. 우리 개는 18세 도조(요크셔 테리어), 14세 다래(코커+말티즈, 병원에서 공식분류할 때는 코커 스파니엘), 8세 바니(말티즈), 이렇게 셋이다. 그러다 보니 18세 도조는 요즘 이를 다 뽑고 ..
늙은 개 기르기, 그리고 한 비구의 글 늙은 개 기르기, 그리고 한 비구의 글 어쩌다 말티즈 도담이를 기르면서 나는 저절로 애견가가 되었다. 처음 앙증맞은 도담이를 한 손에 들고 가슴이 저리도록 기뻐할 때 나는 그 모습이 영원히 그대로 변하지 않을 줄 알았다. 도조도, 도란이도, 도리도, 도롱이도 모두가 다 그럴 줄만 알..